‘헐값 포스팅’ 양현종, 어떤 가시밭길 있을까?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24 07: 07

시작부터 험난하다.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미국에 가는지 보다는 진출할 경우 어떻게 첫 시즌을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양현종(26)과 KIA 타이거즈 측은 미네소타 트윈스가 제시한 금액을 놓고 수용 여부를 고심 중이다. 22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 최고액을 통보받은 KIA는 이틀이 지나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나, 금액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이 원인이다.
포스팅 금액이 지나치게 작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KIA 관계자는 “포스팅 금액이 적으면 선수가 진출해서도 힘들다”며 자존심을 지킬 정도의 금액이 와야 양현종을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일정 수준 이상의 포스팅 액수는 자존심을 지켜줄 뿐 아니라 향후 보직, 훈련 방식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대니얼 김 SPOTV 해설위원은 “많은 액수를 받고 가면 보직도 조금은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부터 꺼냈다. 양현종의 경우 포스팅 금액이 200만 달러로 책정된 김광현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받았다고 알려져 있어 미네소타와 계약하더라도 25인 로스터의 한 자리를 놓고 기존 선수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어 “김광현의 포스팅 금액이 류현진에 비하면 헐값이지만 작다고 할 수는 없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후반에 지명된 선수의 계약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류현진처럼 2000만 달러 이상을 받고 간다면 선발 자리가 보장되겠지만, 그런 혜택도 자신이 자리를 지켜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일본인 투수 중 대표적 실패 사례인 이가와 게이였다. 이가와는 지난 2007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비용 2600만 달러에 뉴욕 양키스로 갔다. 하지만 결과는 통산 16경기 평균자책점 6.66이라는 처절한 실패였다. “이가와도 많은 금액을 보장받고 갔지만, 부진해서 마이너로 떨어졌다. 가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 김 위원의 설명.
그리고 “많은 돈을 받으면 가자마자 베테랑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고, 본인만의 운동 스타일도 인정해주지만 성적이 나쁘면 의미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류현진의 경우 선발 등판 전 불펜피칭을 소화하지 않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인정받았지만, 양현종은 자신만의 방식 대신 메이저리그 스타일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추가로 맞이할지 모른다. 포스팅 금액이 높지 않은 것이 이런 부분에서는 손해다.
연봉은 최저연봉 수준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그래도 연봉이 100만 달러 이상은 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몸 상태, 구위에 자신이 있다면 다년계약보다 1년 계약이 좋다고 본다. 예를 들어 다음 시즌 10승을 하고 FA 시장에 나온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예가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사례다. 김 위원은 “이와쿠마가 처음 1년 150만 달러 받고 다음 해에 FA로 재계약해서 3년 2000만 달러를 받았다. 이와쿠마는 포스팅에 실패해서 FA로 미국에 진출했지만 연봉에 있어서는 좋은 사례로 삼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어렵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해 인정받는 투수로 발돋움한 이와쿠마는 양현종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첫 해인 2012년 연봉은 15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9승 5패, 평균자책점 3.16이라는 좋은 성적을 찍고 난 뒤 3년 계약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2년간 29승을 올리며 시애틀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기도 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