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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신' 션은 왜 42kg 연탄을 지고 날랐을까 [연예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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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지누션의 션은 한때 정통 힙합의 대명사였고 어느새 대한민국 연예계 선행의 대표주자가 됐으며 지금은 '육아의 신'이라는 애칭까지 덤으로 얻었다.

40세, 불혹 이후의 얼굴은 부모 덕분이나 탓이 아니고 자신이 만든다고 했다. 26일 오후, 막 연탄배달을 마치고 비지땀을 훔치는 션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흘러 넘쳤다.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인상이다. 온세상을 찢어버릴 듯 폭발적인 래핑을 선보이던 힙합 청춘의 모습은 간데없고 거울 앞에 돌아와 앉은 션의 모습에는 행복이 가득 했다.

"연탄 한 장이 몇 kg인지 아세요?" 자리에 앉자마자 건네온 션의 질문에 기자는 당황했다. 원래 기자란 직업이 먼저 묻는 것이건만 션이 의표를 찔렀다. 어린 시절, 연탄을 때고 살았고 연탄가스 중독사고 기사를 심심찮게 접했던 기자이건만 내 집을 따뜻하게 덥히던 그 새까만 연탄을 잊고 산 세월이 벌써 수십년 흘렀던가.

"3.5kg입니다. 한 장에 500원이고요. 집 앞에 쌓아주는 건 배달료가 200원 더 붙습니다. 아직 연탄을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은 대부분 산 꼭대기 달동네에 살아요. 배달차는 큰 도로 옆에 연탄을 부리지, 배달료를 내도 연탄을 날라줄 인력이 절대 부족합니다. 연탄 배달을 해줄 자원봉사자들이 꼭 필요한 이유죠."  

션은 이날 서울 중계동 한 달동네에 연탄 2100장을 기부했다. 이에 앞서 11월에만 노원구 일대에서 자신의 SNS 등을 통해 모집한 봉사자 50명과 함께 1만 6천장을 나눠줬다. 차가운 방바닥에 지치고 병든 몸을 눕히던 가난한 이웃들의 집까지 연탄을 손수 날랐다. 특별한 날도 아니고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 늘 해오던 일이고 앞으로 해나갈 일일 뿐이다.

얼마전 KBS 2TV 인기 예능프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특별출연했던 션이 어린이 놀이터에서 어른 머리 높이 이단봉을 가볍게 넘던 장면이 떠올랐다. 10km 단축 마라톤을 뛰고 돌아온 바로 다음이었다. 삼둥이 아빠 송일국은 지쳐서 애들 보기도 힘들어하던 참이다. 션은 자신의 2남2녀에 삼둥이까지 돌보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래서 그는 '육아의 신'이었던 거다.

'육아의 신' 이전에 그는 '선행의 신'이다. 육아에도 선행에도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 더하기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션이 온 몸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날 션은 지게에 연탄 12장씩을 지고 날랐다고 한다. 지게 무게 빼고 연탄으로만 42kg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도왔다고는 하지만 2100장을 다 나르는 중에 션은 도대체 몇 번을 왕복한 것일까. 생각만으로도 기자의 빈약한 다리가 후들거린다. 

션은 "안타깝다"고 했다. 올 겨울, 연탄을 때는 불우이웃들에게 필요한 공급량은 모두 10만장 가량. 경기침체 등으로 허리띠를 조인 기업 후원이 줄면서 절대량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 정도에 좌절할 그가 아니다. 금세 본인이 더 열심히 뛸 각오를 밝히며 활짝 웃는다. 기자도 덩달아 조금이나마 연탄 기부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그가 왜 행복 바이러스로 불리는지, 기부 전도사로 사랑받는 지가 가슴에 확 와닿았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사진> Y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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