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장원준 88억' 공개, 100억 시대 앞당겼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1.27 10: 00

보통 FA 협상결렬 금액은 구단에서 공개하지 않는 게 업계 관례였다. 구단이 협상금액을 공개했다는 건 반드시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는 뜻이다.
롯데는 장원준과 김사율, 박기혁과 FA 협상에 실패한 뒤 금액까지 공개했다. 특히 장원준의 액수 공개는 프로야구계를 혼돈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지난 해부터 고액 FA 선수들의 '다운계약서'가 암묵적으로 존재했는데, 롯데가 88억 원(보장 80억 원, 옵션 8억 원)을 공개하면서 타 구단들도 부담을 느끼게 됐다.
롯데가 장원준의 협상 액수를 공개한 이유는 두 가지다. 일단 '우리도 최선을 다 했다'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롯데는 FA 시장에서도 내부 FA를 붙잡는 게 필요했다. 그래야만 팬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장원준과 협상 과정에서 좁히기 힘든 의견차이가 있었다.

두 번째는 타 구단의 사전접촉에 대한 경고 메시지다. 이윤원 단장은 "우리보다 무조건 웃돈을 얹어 준다는 구단이 있으면 사실 방법이 없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롯데가88억 원이라는 협상 결렬금액을 공개하면서 장원준을 영입할 구단은 더 큰 부담을 갖게 됐다.
롯데가 88억 원을 공개하면서 삼성으로 불똥이 튀었다. 삼성은 경산에서 한창 협상을 하고 있었는데, 롯데의 제시액이 공개되면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결국 삼성은 윤성환 80억 원, 안지만 65억 원 등 파격적인 액수로 계약 발표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장원준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한화, 그리고 LG다. KIA 역시 장원준을 주시하고 있다. 올해 장원준의 연봉은 3억2000만 원, 만약 영입한다면 이 금액의 두 배를 롯데 구단에 보상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장원준이 시장으로 나온 만큼 롯데 구단 제시액보다 최소 5억 원은 더 줘야 영입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장원준이 '첫 FA 100억 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다. 순수 계약금액이 100억 원을 넘지 못한다 하더라도 FA 보상금액까지 더한다면 돌파가 유력하다. 롯데의 협상금액 공개가 프로야구 역사를 바꾸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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