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행’ 장성호, “결초보은 마음으로 솔선수범”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11.28 06: 01

‘스나이퍼’ 장성호(37)가 신생팀 kt 위즈 입단을 앞두고 있다. 프로 데뷔 후 4번째 유니폼. 무엇보다 장성호는 5년 만에 조범현 감독과 재회하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kt는 지난 27일 장성호가 kt와 입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롯데가 일찍이 장성호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kt가 관심을 가졌다. 조 감독 역시 2군에서 만난 장성호에게 “몸 잘 만들고 있어라”고 말한 바 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kt로선 베테랑 장성호와 같은 타자가 필요했다.
결국 kt는 25일 장성호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자 곧바로 입단 합의를 이끌어냈다.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이 장성호에게 전화를 했고 구두로 입단에 합의했다. 계약은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그동안 베테랑 선수의 필요성을 느꼈고 장성호 영입으로 그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장성호도 기나긴 2,3군 생활 끝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장성호는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다른 구단과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내가 kt에 가면 나이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처음 장성호의 kt행 소식이 떠돌았을 때 많은 야구팬들은 2009년을 떠올렸다. 장성호는 2009년 최희섭과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2010년에는 트레이드를 자청해 한화로 이적했다. 2009시즌 초반 부산 원정경기 도중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을 알게 된 조 감독이 2군행 지시를 내린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조 감독은 과거의 일을 잊고 오랜만에 만난 제자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이다.
장성호는 “감회가 새롭다. 그 당시 적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내가 했던 행동들이 후회스럽다.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다”면서 “그런데도 감독님이 다시 불러주셨으니까 결초보은의 자세로 감독님 말을 잘 듣고 선수들과 잘 해서 kt가 빨리 자리 잡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한다는 생각뿐이다”라고 말했다.
장성호는 어느덧 19년차의 베테랑이다. 현재로선 kt에 입단하면 맏형이 되는 상황. 조 감독은 장성호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는 베테랑의 임무를 기대하고 있고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kt에서 나를 영입한 건 NC의 (이)호준이형 같은 임무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마음을 다시 잡고 솔선수범하겠다. 내가 열심히 하면 선수들도 잘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팀워크도 생겨날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장성호는 통산 2071안타(역대 2위), 390 2루타(역대 2위) 등의 대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선수이기에 그의 복귀가 더욱 반갑다. 그러나 그는 이미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린 지 오래다. 장성호는 “솔직히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야구를 다시 하는 것에 감사한다”면서 “개인 욕심보단 동생들, 코치님들과 재미있고 행복하게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물론 베테랑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다. 1군에 오래 있어야 그 임무도 수행할 수 있는 법. 마지막으로 장성호는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게 힘들겠지만 나를 원해서 영입해준 kt이다. 또 지금 밑바닥을 쳤기 때문에 같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 몇 년간 보여준 게 없으니까 젊은 선수들과 경쟁을 해서 주전 자리를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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