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행' 윤근영, "한화, 내년에는 좋은 성적 낼 것"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29 07: 48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신생팀 kt 위즈로부터 특별지명을 받은 한화 좌완 투수 윤근영(28)에게 지난 28일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였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치르던 그는 여느 때처럼 고친다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29일 끝나는 지옥훈련의 끝자락, 윤근영에게 예기치 못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때 아닌 kt 지명 소식이었다. 
김남규 매니저로부터 급하게 소식을 접한 윤근영은 그 즉시 훈련을 멈췄다. 김성근 감독도 "고생했다. 가서 열심히 해라"고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숙소로 돌려보냈다. 마무리캠프에서 처음으로 훈련에 빠졌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숙소도 돌아간 윤근영은 29일 귀국을 위해 짐을 쌌고, 저녁에 선수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이날 밤 늦은 시각 통화가 닿은 윤근영은 "정신이 없다. 아직까지 멍하다"며 "많이 아쉽다. 입단할 때부터 있던 팀이라 정이 많이 들었다. 내가 잘했으면 이렇게 가지 않았을 텐데 지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그에게 이적은 첫 경험이자 너무나도 낯선 일이었다. 
그래도 동료들의 격려가 그에게는 힘이 됐다. 윤근영은 "형들이 어떻게 보면 기회이고, 새로운 계기가 되니까 가서 잘하라고 말해주더라. 친한 동생 (김)혁민이도 전화가 와서 아쉬워하며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며 "특히 한용덕·송진우·정민철 코치님과 (박)정진이형, (윤)규진이형이 많이 챙겨주셔서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속마음을 알렸다. 
돌이켜 보면 매번 아쉬운 순간의 연속이었다. 시즌 전에는 늘 기대주로 주목받았지만, 시즌에 들어가서는 활약을 길게 이어가지 못했다. 그도 "항상 시즌을 돌아보면 아쉬웠다. 특히 올해 초반에 좋았을 때 계속 잘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그동안 한화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좋은 성적을 못내고 kt로 가게 돼 죄송하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비록 팀을 떠나게 됐지만 한 달 동안 김성근 감독과 함께 한 마무리캠프는 윤근영에게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그는 훈련 시작 때보다 체중이 5~6kg이 빠졌다. 김성근 감독 지시로 훈련 중간부터 숙소와 경기장을 뛰어다닌 결과. 윤근영은 "정말 정신없이 훈련에만 몰입한 시기였다"며 "내년에 한화가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고 확신했다. 그만큼 훈련의 가치를 실감했다. 
팀을 떠나는 순간에도 그는 한화 팀에 애정을 보이며 내년 선전을 기원했다. 하지만 이제는 kt 윤근영이다. 그는 "kt가 저를 왜 지명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루 종일 정신이 없어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불러주신 만큼 실망시키지 않겠다. 잘 적응해서 보직에 관계없이 팀에 꼭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윤근영은 29일 귀국한 다음 kt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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