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 고심한 건 처음" 김성근 행복한 고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29 06: 03

"FA 영입 때문에 골이 아픈 건 처음이야". 
한화 김성근(72) 감독은 한국야구의 산증인 중 하나로 바닥부터 정상까지 못해본 경험이 없다. 그런 김 감독이 긴 감독 인생에서 첫 경험을 했다. FA 영입이 바로 그것이다. 한화는 지난 28일 FA 좌완 투수 권혁과 4년 총액 3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이뤄진 전력 보강이다. 
권혁의 FA 영입은 김 감독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FA 제도가 생긴 이래로 김 감독의 팀이 외부 FA를 영입한 것은 이번 한화가 처음이다. 종전 LG와 SK에서는 7년을 지휘했지만 외부 FA 영입이 전무했다. 오히려 LG에서는 양준혁, SK에서는 이진영이 FA가 돼 타팀에 이적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한화에 부임하자마자 떡하니 FA 선물이 주어졌다. 김 감독은 구단과 꾸준히 FA 영입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고, 구단도 가능한 예산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권혁 영입의 결실을 이뤘다. 권혁이 이른바 대어 FA는 아니지만, 한화에 꼭 필요한 투수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전력 보강으로 평가받는다. 
김 감독은 "FA 때문에 고민 고민해서 골이 아픈 건 처음이다"고 웃은 뒤 "이전까지는 외부 FA 영입에 대해 별로 신경 써 본 적이 없다. 구단에서 FA를 안 잡아줬고, 나도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며 "이번에는 많이 고심했다. 야수도 필요했고, 투수도 필요했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김 감독은 취임식에서부터 가능한 한 많은 FA를 잡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가정하고 팀에 필요한 부분을 보강할 수 있는 선수들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구단도 김 감독의 의견을 수렴해 움직였다. 한화 관계자는 "감독님이 새로 오셨는데 FA 한 명 안 잡을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일단 권혁 영입으로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김 감독은 "투수가 하나라도 필요하다. 권혁은 그만한 커리어가 있다. 큰 키의 왼손이고, 공을 뒤에 놓고 던진다. 올해 보니까 볼이 많이 좋아졌더라"며 "요긴하게 쓸 것이다. 직접 보고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겠다. 그 다음 어디에 쓸지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아직 FA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투수는 웬만큼 많아도 모자라다. '이 정도 있으면 됐다' 그런 게 없다. 투수는 많을수록 좋다. 언제 다칠지 모르고, 우리 팀에는 부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며 남은 FA 투수 중 추가 영입에 대한 희망도 내비쳤다. 
한화도 예산 범위 내 몸값의 FA들에게 접촉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그동안 누리지 못한 호사에 미소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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