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걸그룹 섹시 콘셉트 홍보장 되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1.30 10: 24

"지상파 심의? 이제 신경 안써도 되겠다."
걸그룹 섹시 콘셉트에 대한 지상파의 들쭉날쭉한 심의에 늘 주눅들어있던 가요관계자들이 속시원한 활로를 찾아냈다.
바로, SNS다. 안무영상, 화제의 움짤 등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얼마나 위력적으로 번져가는지는 이미 익히 알고 있었으나, 수위 높은 섹시 콘셉트의 경우 그 화력이 수배로 상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가 최근 생겨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방향으로 뿌려지는 트위터와 달리, 한 공간 안에서 댓글과 '좋아요'가 쇄도하는 페이스북의 경우 아이템의 '핫'한 정도를 과시하고 더 응집시키는데 탁월한 효과를 자랑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ID의 '위아래'가 멜론 5위권까지 치솟을 수 있었던 것은 팔할이 페이스북 덕분. 한 행사장에서 팬들이 찍은 '직캠'이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면서 곧바로 음원파워로 직결됐다.
이 행사장에서 EXID는 지상파 통과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노골적인 춤 동작을 선보이는데, 심의나 수위 제한이 거의 없는 SNS의 환경과 잘 맞아떨어지며 단번에 눈길을 모았다. 세달 전 지상파 무대에 자주 섰을 때나, 예산을 들인 공식 뮤직비디오 공개보다 팬이 찍은 SNS 영상 하나가 훨씬 더 강력한 역할을 해낸 것. 특히 중고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던 음원차트 진입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지상파, 뮤직비디오를 넘어서는 위력을 입증해낸 셈이다.
EXID가 그 '직캠'의 폭발적인 흥행까지 예측하긴 어려웠을 수 있겠으나, 지상파보다 수위를 대폭 높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SNS상의 화제는 어느 정도 기대 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헬로비너스도 발이 빨랐다. 최근 발표한 '끈적끈적'을 통해 섹시 변신에 나섰으나, 그 수위가 다른 걸그룹에 비해 그리 높진 않았던 헬로비너스는 SNS를 통해 매우 과감해지고 있다.
지상파 무대에서는 기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SNS에서는 말초 신경을 건드려 화제를 모으는 이중 전략을 쓰고 있는 것.
헬로비너스가 지난 26일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위글위글 댄스'는 단번에 남성 네티즌의 눈을 사로잡으며 각종 포털사이트에까지 화제를 확장시키는 모양새다.  
제이슨 데롤로의 곡 '위글(Wiggle, feat. Snoop Dogg)'에 맞춰 '위글위글 댄스'를 소화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그 주인공인데, 이는 공개 이틀만에 100만뷰를 찍으며 헬로비너스의 섹시 변신을 알리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영상의 수위는 꽤 높다. 짧은 팬츠 차림으로 과격한 춤을 소화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매우 타이트하게 담겨있어, 페이스북에는 '이걸 보다가 버스에서 내릴 정류장을 지나칠 뻔했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SNS 강자로 떠오른 이들의 성공 모델은 기존 크레용팝의 '빠빠빠'나 씨스타의 안무 영상 등과는 또 다른 지점에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B급 문화를 발견해내는 재미를 줬던 '빠빠빠'나, 잘빠진 콘텐츠의 비하인드 컷을 보는 재미를 줬던 안무영상과 달리, 보다 더 노골적이고 수위가 센 콘텐츠의 공식 활로가 됐다는 점에서 가요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걸그룹 관계자는 "'빠빠빠' 때까지만 해도 SNS에서 화제를 모아 떠오르는 걸 '천운'이라고 보는 분위기였는데, 이제 SNS 상에서의 화제도 철저한 기획과 의도로 몰아가려는 전략이 발달하고 있다"면서 "특히 섹시 콘셉트와 SNS 간의 시너지가 상당해 향후 방송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와 별개로 SNS용 콘텐츠가 더 활발하게 유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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