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다작엔 당할 자 없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2.07 11: 08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꾸준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당할 수 없다.
연예 관계자들이 손예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손예진은 현 한국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여배우다. 적어도 현재 스코어로는, 충무로에서 연기력과 흥행력 둘 다를 고루 지닌 유일무이한 여성 연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힘은 '다작'이다. 2001년 TV드라마 '맛있는 청혼'과 영화 '취화선'으로 데뷔한 이후 30여편에 달하는 필모그래피를 만들어 냈다. 흥행(시청률)에 크게 성공한 적도 있고 아니 적도 있다.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는 반응도, 뭔가 아쉽다는 반응도 두루 얻어 온 바다. 중요한 것은, '성실함'이 이 모든 평가와 반응을 아우른다는 것이다.

이는 '겁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톱스타의 위치에 있는 배우들 중에는 자신이 만든(대중에 사랑받은) 이미지가 무너질까 겁나 차기작 선정에 고심하며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는 자신의 이미지 성에 갇힌 일부 연기자의 안타까운 면모이기도 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담력과 마치 캐릭터의 포식자 같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수반돼야 하는데 사실 이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배우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환경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여배우 같은 경우는 현 영화계에서 '할 만한 영화'가 많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남자배우와는 달리 그 수량 자체가 적어 상대적으로 여배우의 자리가 힘든 충무로에서, 감초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이런 환경이기에, 손예진의 행보는 더욱 의미 있다.
손예진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 51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흥행 성과를 거둔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서 손예진은 홍일점으로 영화의 신뢰감에 큰 몫을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해적으로 변신, 액션 연기를 펼치며 장르와 캐릭터 영역에 한계가 없는 배우임을 다시금 입증시켰다는 것도 돋보인다.
이어 오는 17일 열리는 제 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여우주연상 부문에도 노미네이트 돼 2관왕 수상 후보에 오른 상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아닌 그가 주연을 맡은 또 다른 영화 '공범'으로 후보를 장식했다는 것.
지난 해 10월 개봉한 이 영화에서 손예진은 아버지를 유괴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의심하며 고뇌하는 딸 역을 열연, 진동의 폭이 큰 섬세한 감정연기를 펼쳐내 호평 받았다. 176만여명(영진위)의 관객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도 손예진의 열연으로 인한 입소문이 큰 작용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한 영화 관계자는 "믿고 본다는 것은, 그가 한 작품이 다 흥행에 성공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적어도 영화 속에서 그 배우 보는 재미 하나 정도는 있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예진의 경우는, 데뷔 이래 꾸준한 다작으로 그 변신력이 인정 받았고, 그런 맥락에서 대중에게 연기자로서 가볍지 않으면서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은 균형력을 지닌 배우"라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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