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삼성 5년 연속 통합 우승 힘들어졌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2.12 06: 00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간판투수 배영수(33)와 좌완 불펜 권혁(31)을 한화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 팀의 에이스인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29)마저 놓치게 생겼습니다.
배영수는 원 소속팀인 삼성과 협상에 실패한 뒤 지난 12월 3일 3년간 총 21억5000만원에 한화와 계약했고 권혁 역시 지난달 28일 4년 총 32억원을 받는 조건에 한화로 이적했습니다.
배영수는 삼성에서 2000년부터 올해까지 한 팀에서 뛰면서 팀의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개인 통산 394경기에 등판해 124승98패3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습니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권혁은 프로 12년 동안 통산 512경기에 출전해 37승24패11세이브113홀드에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배영수가 올시즌 8승6패 평균자책점 5.45로 하향곡선을 그리자 협상테이블에서 섭섭한 제안을 하며 미적대다가 놓친 것입니다. 권혁도 2012년 이후 등판 경기수가 줄어들며 하락세를 보이자 구단의 낮은 액수에 떠났습니다.
연봉 협상은 구단과 선수가 합의점을 찾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결별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두 선수의 이탈은 선수단 전체에 상당한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삼성에서 배영수는 15년간을 선발투수로 뛰어난 활약을 하고 권혁도 불펜 요원으로 올해는 지난 해에 비해 나아진 구위를 보이며 13년간 제 몫을 해 프랜차이즈 스타나 다름없어 삼성 팬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통합우승 4연패 달성에 큰 힘을 보탠 밴덴헐크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는 일본의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 5일 스포츠닛폰은 “소프트뱅크가 삼성의 오른손 투수 밴덴헐크와 2년간 총액 4억엔(약 37억원)에 합의했다”면서 “다음주에 입단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밴덴헐크는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네덜란드 대표로 참가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8승에 그쳤으나 지난해 삼성에 입단해 7승9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하고 올해는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팀내 코치진의 지도에 기량이 올라 13승4패 평균자책점 전체 1위(3.18)에 탈삼진왕(180개)로 2관왕을 차지해 외국인 투수 중 실제적으로 가장 좋은 투수로 성장했습니다.
삼성은 올해 던진 제이디 마틴은 퇴출하고 지난 달 28일 최고 시속 158km를 던지는 오른손 강속구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30. 도미니카공화국)를 영입했습니다.  계약금과 연봉을 합해 총 70만달러(약 7억7천만원)에 계약했다 고 구단은 밝혔습니다.
피가로는 200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2011~2012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뛰었습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52경기 등판 115이닝 5승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01입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40경기(선발 83경기)에 등판해 555이닝을 던져 41승23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2011년 8승6패 평균자책점 3.42을, 2012년엔 5패 평균자책점 3.09를 올렸습니다. 국내 여러 구단이 피가로를 원했으나 2011년 오릭스에서 함께 뛴 이승엽을 보고 피가로는 삼성에 입단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마운드 강국이었던 삼성은 지난 해 말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나고, 올해는 배영수와 권혁이 빠져 마운드가 허술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배영수와 권혁을 당장 메울 즉시 전력감이 충분한 투수는 현재 없습니다. 젊은 투수들로 리빌딩을 해야만 합니다.
올해 경기에서 선발 가능성이 있는 김현우(26)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완 정인욱(24), 좌완 백정현(27) 등이 지금보다 성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난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LA 에인절스 출신 장필준(26)이 팔꿈치 수술 후 1년이 지나 앞으로 기대주입니다. 장필준은 북일고를 졸업 후 상무를 거쳐 지명권이 있는 한화가 계약을 맺으려 했으나 액수가 맞지 않아 미국으로 진출하여 애너하임 에인절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입단했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 루키와 싱글A를 오가며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48경기(선발등판 48경기)에서 통산 13승13패,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독립리그을 거쳐 오스트레일리아 퍼스 히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팔꿈치 고장으로 지난해 12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후 재활 중인데 상당히 좋아졌다고 합니다.
삼성이 좋은 외국인 투수를 2명 확보하더라도 마운드에 구멍이 생긴 것은 확실합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강한 타선과 젊은 선수들의 기대 이상 활약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은 가능할 지는 몰라도 내년 팀당 144경기로 장기간 레이스인 정규 시즌에서 우승하기는 힘듭니다.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한국시리즈  5년 연속 우승을 겨냥하는 게 차라리 나을 수 있습니다.
OSEN 편집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