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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에피소드③] 불타는 그라운드, 썰렁한 벤치…'벤클'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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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벤치클리어링은 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광경이다. 단체스포츠인 야구는 내가 아닌 팀을 특히 강조한다. 때문에 동료가 그라운드에서 부당하게 당했으면 내가 당한거나 마찬가지다. 만약 상대 팀과 시비가 붙었다면 너나 할 것 없이 그라운드로 뛰쳐나간다. 선발투수를 제외하고 모두 나가는 게 불문율이다. 자주 일어나서는 곤란하지만, 없으면 또 허전한 게 바로 벤치클리어링이다.

2014년 프로야구에서도 벤치클리어링은 종종 벌어졌다. 주로 타자가 투수 공에 맞으면서 시비가 시작되기 마련이다. 때로는 포수와 타자가 말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고, 시즌 막판에는 투수가 상대 벤치쪽에 화끈하게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 사건도 벌어졌다. 2014 프로야구 벤치클리어링의 기록이다.

올해 첫 벤치클리어링은 4월 8일 목동 넥센-KIA전에서 나왔다. 9회초 손승락이 김주찬의 팔을 맞혔고,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당사자보다 송신영-서재응이 더 흥분을 하는 바람에 더욱 화제를 모았다. 사건의 발단은 5회였는데 KIA가 13-4로 앞선 가운데 김주찬이 안타를 치고나가 2루 도루까지 하는 바람에 넥센 벤치에서 불쾌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그로부터 12일이 지난 4월 20일 대전 한화-LG전은 올해 가장 큰 규모의 벤치클리어링이 열렸다. 정찬헌이 정근우를 두 타석 연속으로 맞히는 바람에 싸움이 안 붙을 수 없었다. 정근우의 2루 수비를 놓고 LG 쪽에서도 불만을 터트렸고, 같은 투수에게 두 번이나 맞은 정근우도 참을 수 없었다. 게다가 정근우가 두 번째로 맞은 공은 고의성이 짙었다. 여기에서도 LG 선발투수였던 우규민이 더 흥분을 해서 시선을 끌기도 했다. 결국 정찬헌은 빈볼로 인한 퇴장을 당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7월 9일, 정규시즌 전반기 막판 LG와 두산이 잠실에서 라이벌전을 펼쳤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두산이 9회초 1사 2루 찬스를 잡았다.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타석에는 오재원이 들어갔는데, 오재원은 타임을 부른 뒤 시간을 끌었다. 그러자 포수 최경철과 구심이 빨리 타석에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고, 오재원이 그래도 바로 안 들어가자 시비가 붙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라이벌전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 경기는 정의윤이 끝내기 안타를 날린 LG가 승리를 거뒀다.



8월 8일에는 마산에서 LG 손주인이 NC 이성민에게 엉덩이를 맞았다. 고의로 맞힐 상황은 아니었지만, 손주인은 '뭐, 뭐' 라고 외칠 정도로 화가 많이 났다. 모자를 벗었던 이성민도 성큼성큼 손주인을 향해 다가갔고, 그 사이 양 팀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나왔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마지막 벤치클리어링은 10월 11일 잠실 LG-두산전에서 나왔다. 양 팀 두 번째 벤치클리어링. 두산 선발 마야는 2-0으로 앞서가던 4회초에만 4실점을 하면서 역전을 당했다. 스퀴즈 번트만 두 번을 당했다. 화를 가라앉히지 못한 마야는 LG 벤치를 향해 중지를 세웠다. 심한 모욕감을 느낀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LG 벤치에 있던 모든 이들은 그라운드로 뛰어 들었다. 이튿날 마야는 양상문 감독을 따로 찾아가 사과를 했고, 양 감독도 받아주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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