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이번 사태, 김성근 감독 때문에 벌어졌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2.16 10: 00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이 이번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위반 사태의 원인이 김성근 감독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15일 저녁 OSEN과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선수협과 구단, 지도자 모두 비활동기간 훈련금지를 잘 준수해왔다. 2년 전 김응룡 감독님께서 한화를 맡으셨을 때도 ‘우리가 성적을 내야하는 만큼, 12월에도 훈련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선수협의 입장을 들어보시고는 규칙을 준수하셨다. 잘 지켜지던 규칙이 한 구단, 한 감독님 때문에 흔들렸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지난해까지는 3년차 이하 선수·군 제대 선수·재활 선수는 비활동기간에도 훈련을 허용했다. 특히 재활선수의 경우, 구단이 11월말까지 정확한 명단을 제출한다면, 비활동기간에도 얼마든지 훈련할 수 있게 했다. 벌금도 없앴다. 선수들끼리 믿고 약속을 지켜가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선수협은 지난 2일 정기총회에서 비활동기간 훈련금지를 강화했다. 아직 KBO에 등록되지 않은 신인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비활동기간에는 합동훈련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당시 서재응 회장은 “선수협에서는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 재활 선수도 예외 없이 활동에 참가할 수 없도록 결정을 내렸다. 실제로 발견된다면 별도의 벌금이 나간다. 훈련은 구단이 시켜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단이 벌금을 내게 될 것이다. 어느 팀인지도 공개하겠다”며 비활동기간에 구단이 주도하는 합동훈련을 금지시켰다.  
선수협이 금하고 있는 비활동기간 합동훈련은 구단 코치나 트레이너가 훈련에 관여하는 것을 뜻한다. 선수들은 얼마든지 구단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나 구단 코치나 트레이너가 훈련을 지도하면 규칙에 위배된다. 박 총장은 “김성근 감독님이 12월에도 오키나와에서 선수들을 훈련에 참가시키려 하셨다. 김성근 감독님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모두가 규칙을 잘 따르고 있었으나 김성근 감독님이 한화 주력 선수 대부분을 12월 해외전지 훈련 명단에 넣으면서 오히려 규칙이 엄격해졌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33일 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열었다. 보통의 마무리캠프와는 달리, 신예선수들이 아닌 주전급 1군 선수들이 모두 참여한 대규모 캠프였다. 그리고 김 감독은 훈련 일정을 확장, 12월에도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이어갈 계획을 짰다. 그런데 선수협의 비활동기간 훈련금지 조항으로 12월 오키나와 훈련은 무산됐다. 당시 김 감독은 12월 훈련이 무산된 것을 두고 “45일의 공백은 어마어마하게 안 좋은 것이다. 한 달 반을 쉬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박 총장은 김 감독의 발언을 두고 “선수들에게 훈련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구단이 주도하지 않는 훈련은 연차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원하는 선수는 선수협에서 괌과 같은 따뜻한 훈련장을 제공한다. 재활이 필요한 선수는 1대1로 트레이너를 붙여주겠다. 나 역시 선수생활을 13년 했고, 재활도 많이 해봤다. 재활은 선수와 트레이너가 1대1로 붙어서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선수협에서는 선수들에게 비활동기간 훈련에 대한 모든 것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박 총장은 15일 넥센 일부 선수들이 코치의 지도하에 목동구장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을 두고 “넥센 선수들과 관련해서는 선수협에서 정확히 조사를 하고 있다. 규칙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면서도 “어떻게 보면 넥센도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정해놓은 규칙을 준수하지 않으려 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협 김선웅 사무국장은 선수들이 12월에도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수차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두고는 “제보는 전화 한 통 뿐이었다”고 답했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