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김요한, ‘원조’들의 반격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17 07: 02

프로배구의 토종 거포 구도가 다시 한 번 요동칠 분위기다. 부상으로 인해 신예 선수들의 기세를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문성민(28, 현대캐피탈) 김요한(29, LIG손해보험)이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원대 복귀'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비중이 큰 프로배구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50%에 가까운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만으로 경기를 끌어갈 수는 없다. 외국인 선수들의 반대편에서 공격을 때려줄 수 있는 해결사가 있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국내파 거포들의 존재가치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그리고 올 시즌은 문성민과 김요한이 가장 돋보인다.
두 선수는 부동의 국가대표팀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박철우(삼성화재) 김학민 신영수(이상 대한항공) 등과 함께 대표팀의 날개 공격을 책임졌다. 그러나 최근 두 시즌 정도는 부상으로 자신의 이름값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문성민은 발목과 무릎이 좋지 않았고 김요한은 손목 등 여러 부위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그 사이 전광인(한국전력) 송명근(OK저축은행) 최홍석(우리카드) 등 후배들이 치고 올라왔다.

실제 지난 시즌 국내파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성공시킨 선수는 전광인(616점)이었다. 그 뒤를 최홍석(430명) 송명근(416점)이 따랐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뛸 수 없었던 김요한은 263점, 문성민은 168점에 그쳤다. 하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는 올 시즌은 다르다. 16일 현재 토종 최다 득점인 김요한으로 287점이다. 그 뒤를 문성민(249점)이 바짝 쫓고 있다. 전광인 송명근 최홍석도 200점씩을 넘겼지만 세트당 득점력 또한 두 선수의 우위다.
기록 외의 가치도 빛난다. 사실 두 선수의 소속팀은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의 부상으로 공격력에 큰 손실을 입었다. 그 때 에이스로서 팀 공격을 이끌어나간 선수가 문성민이었다. 시즌 초반 연패의 늪에 빠졌던 LIG손해보험에 혼을 불어넣은 선수는 외국인 선수 에드가가 아닌 김요한이었다. 여전히 순위표에서 고전하고 있는 두 팀이지만 토종 거포들의 책임감은 코트에 남기는 메아리가 작지 않다.
앞으로도 상승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반적인 예상이다. 김요한은 LIG손해보험의 여름 훈련에서 가장 많은 땀을 흘린 선수로 손꼽힌다. 보통 땀은 배반하지 않는다. 매 시즌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던 문성민도 다소 좋지 않은 무릎을 추스르며 힘을 내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케빈이 가세해 부담도 덜었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어쨌든 외국인 선수가 득세하고 있는 판국에 돌아온 토종 거포 두 명의 스파이크와 포효가 반가운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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