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K팝스타' 박진영의 오버를 비난하는가[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2.17 11: 30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요즘 잘 나가는 SBS 오디션 예능 'K팝스타4'의 심사위원 JYP 박진영 수장이 구설수 도마에 올랐다. 속된 말로 '(심사평을 할 때)너무 오버한다'는 일부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음악평론가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은근슬쩍 박진영의 강한 리액션을 비난하면서 논란을 야기했다.  
한때 봇물 터졌던 TV 오디션 프로에서 심사위원의 제각각 스타일들은 시청자 호불호가 갈리곤 했다. 독설로 일관한 유명 작곡가가 일약 스타로 떠올랐는가 하면 동네 아저씨마냥 훈훈한 위로의 미소를 자주 날린 어느 중견 가수는 기존의 이기적인 이미지를 확 바꾸는 성과를 거뒀다. 십인십색 심사평이 주는 재미란, 수준 높은 참가자들의 열띤 경쟁 이상으로 시청률 상승에 도움을 준다는 걸 제작진이 꿰뚫게 된 계기다.
이런 점에서 'K팝스타4'의 심사위원 구성은 대단히 성공적이다. 양현석-박진영-유희열 삼인 심사위원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탄탄한 (음악적 또는 사업적)기반을 갖춘데다 서로 좋은 관계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고 있다. 스타 심사위원들끼리 같은 자리에 웃고 앉았다가도 촬영이 끝나면 소 닭보듯 한다는 뒷얘기가 흘러 나왔던 몇몇 오디션과는 확실히 다르다.

3인 심사위원이 각자 맡은 역할도 성격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뉘었다. 여기서 박진영은 한 마디로 흥을 돋우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JYP 수장이 된 다음에도 각종 인터뷰에서 "저는 딴따라일 뿐"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던 모습 그대로다. 늘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과감하며 직선직인 사람이 바로 박. 진. 영. 이다.
 인자무적 양현석, 촌철살인 유희열의 틈새에서 오바난무 박진영은 확실히 손해보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런 그가 있기에 양현석의 무게감이 돋보이고 유희열의 재치가 더 빛을 발하는 건 심사위원 3인과 제작진은 잘 알고 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박진영의 심사는 영화배우로 나섰던 '5백만불의 사나이' 연기보다 빛나고 훌륭하다.        
'K팝스타4' 박성훈 PD는 '과한 심사평'이라는 논란이 일자 "오디션 현장은 아마추어들을 심사하는 자리다. 그 만큼의 감동을 할 수 있는 자리이며, 감동하는 것 자체가 오버 액션인 것은 아니다"라며 "세 심사위원은 워낙 솔직한 사람들이라 연기를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장면에 대해서는  "촬영 현장에서 제작진도 그 정도의 감동을 함께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진영은 14일 오후 방송분에서 이진아의 자작곡 '마음대로' 열창을 듣고 "음악을 관두겠다. 정말 숨고 싶다"라고 했다. 유희열은 "지금까지 200~300곡을 썼는데 이진아 씨 곡보다 좋은 곡이 없는 것 같다"고, 양현석은 "이게 음악의 힘인 것 같다. 1라운드 때보다 10배 좋았던 것 같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정이 북받친 박진영은 또 "가사에 대해 기대를 하다가 한 글자도 못 들었다. 정신을 잃었다. 피아노를 칠 때 의식을 잃었다.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도 안 들리고, 조금만 세게 쳐도 몸이 움찔거린다. 이런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다. 쓰는 화성이나 이런 것은 흑인 음악과 전혀 반대편의 화성인데, 그 밑으로 끈적거리는 그루브가 흐른다. 아직도 몸이 힘들다. 심사를 도저히 할 수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참가자의 열창에 온 몸으로 반응한 쾌감을 이것 저것 재지 않고 속에 든 그대로 쏟아내는 게 박진영 식 감상이고 평가다. 유희열의 차분한 심사와 비교돼 오디션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둘 사이에 앉은 양현석은 어느 한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지 않도록 노련하게 균형을 잡는다. 박진영이 빠지면 양현석-유희열의 심사가 시청자에게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궁금증을 더하는 대목이다.  
유희열도 어조만 차분하지 심사 내용은 곧잘 극단으로 치우친다. 이진아를 놓고 그는 "음악 추천을 해달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진아를 딱 꼽을 것 같다. 그 정도로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곡이다. 이 곡에 대한 심사평은 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정신을 잃는거나 심사평을 않겠다는거나 오십보백보다. 
시청자와 가요팬의 반응도 화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진아의 자작곡 ‘마음대로’는 방송 다음날 오전 7시 기준 멜론, 벅스, 지니, 엠넷, 몽키3, 소리바다,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싸이뮤직 등 10개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박진영의 과한 심사평? 잦은 오버? 'K팝스타4'는 매 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는 중이고 SBS 주말예능의 간판으로 자리잡았다. 'K팝스타4'의 승승장구가 오로지 박진영의 솔직한 심사평 덕분만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오버'라는 비난에 위축될 이유는 전혀 없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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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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