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계약 늦는 두산, 몸값 한파인가 훈풍인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2.18 06: 18

연봉 계약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협상에서 칼바람을 맞을지, 아니면 떨어진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될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최근 각 팀의 선수 연봉 계약 결과가 하나둘씩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약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올해는 팀 순위가 6위로 내려가면서 구단이 각 선수에게 제시한 금액과 선수의 희망 금액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가 서로의 생각 차이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좁히기 시작할 때다.
올해 두산의 야수조, 투수조 고과 1위는 각각 민병헌(1억 4500만원), 유희관(1억원)이 차지했다. 두산 관계자는 “유희관은 토종 최다이닝에다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고 10승도 했다. 고과 1위에 대한 대우는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양 측은 지난 16일 만났으나 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

지난 주말 결혼식을 한 민병헌은 지금 한국에 없다. 구단은 결혼식 전에 민병헌을 만나 제시액을 통보했다. 민병헌은 자신의 희망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고, 귀국 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해둔 상황이다. 관계자는 “5~60% 정도의 선수들이 계약을 완료했는데, 아직 주요선수 중에서는 사인한 선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고과 1위 선수가 첫 만남에서 흔쾌히 도장을 찍는 경우가 자주 있지는 않은 만큼 기다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수(4억 5000만원)와 오재원(1억 7000만원)은 예비 FA로서 큰 인상폭도 기대해볼 수 있다. 김현수는 꾸준한 성적을 냈고, 오재원은 110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 33도루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성적도 좋았고, FA가 될 선수들이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승영 사장이 일찌감치 이들을 꼭 잡겠다고 선언한 만큼 대우를 해줄 공산이 크다.
FA 장원준을 잡는 과정에서 큰 금액을 썼지만 여력이 없지는 않다. 두산의 연봉협상 실무자는 팀 연봉 총액이 올해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억대연봉자인 이원석(1억 5000만원), 이용찬(1억 4500만원), 홍상삼(1억 6000만원)이 군에 입대하고, 김동주(6억원)가 팀을 떠나면서 금전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이에 반해 군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몸값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이달 결혼한 양의지와 오재일을 제외하면 1군급 선수들은 저마다 한 번씩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둘은 18일에 처음으로 구단과 만날 예정이다. 삭감된 금액을 제시받은 선수들은 고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단은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후 상황 때문에 관리를 받지 못했거나 기회를 얻기 힘들었던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하위권 팀의 경우 분위기 반전과 동기부여를 위해 이러한 작은 배려가 더 중요하다.
모든 선수들의 협상이 끝나는 시점은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팀 성적이 좋아 빨리 끝났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12월에 다 끝내는 건 어렵다. 그래도 전지훈련 이전까지는 반드시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