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상' 천우희·'신인상' 김새론, 애매모호한 기준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2.18 08: 38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감동적이면서도 상반된 장면이였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청룡의 꽃은 "유명하지 않은 제가.."라며 펑펑 눈물을 흘렸고, 신인상을 받은 여배우는 "더 좋은 배우가 되겠다"라는 담백한 소감과 함께 신인답지 않은 차분함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MC 김혜수, 유준상의 사회로 제 35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여우주연상의 영광은 '한공주'의 천우희, 신인여우상은 '도희야'의 김새론이 차지했다.
천우희는 이번 여우주연상을 놓고 '공범'의 손예진.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 '우아한 거짓말'의 김희애, '집으로 가는 길'의 전도연 등 선배, 충무로 대표 여배우들과 함께 경쟁을 펼쳤던 바다. 수상 직후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라고 폭풍 눈물을 흘리며 소감을 밝힌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한공주'는 열일곱살 한공주(천우희)가 남학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해 전학을 오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의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의 여중생을 1년 간 성폭행한 충격적인 범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요란스럽지 않지만,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천우희의 연기에 힘입어 다양성영화로서는 놀라운 흥행을 기록할 수 있었다.
쟁쟁한 경쟁 상대를 넘어서 수상의 기쁨을 맛본 이는 또 있다.
'도희야'의 김새론이다. 김새론은 올해 신인여우상을 휩씬 '인간중독'의 임지연을 제치고 이 상을 수상했다. 아동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도희야'의 김새론이 아직 성인 연기자가 아님에도 신인여우상을 받은 것은 '한공주'와 같은 맥락에서 이번 청룡영화상이 사회 반영적 영화에 힘을 실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더하는 궁금증 한 가지. '주연상과 신인상의 구분은 뭘까'란 것이다. 사실 천우희 스스로 소감에서 겸손함을 내비쳤듯이, 대중에게 스크린에서 더 익숙한 사람은 천우희보다는 김새론일 것이다. 
김새론은 지난 2009년 영화 '여행자'로 데뷔한 후 10여편의 영화를 찍었고, 데뷔작 '여행자'에 이어 '도희야'로 칸에는 2번 갔다왔다.
천우희 역시 단역을 제외하고 본격적인 데뷔작은 2009년 '사이에서'서다. 이후 '이파네마 소년', '써니', '26년', '우아한 거짓말', '카트' 등 특별출연을 포함, 역시 1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한공주'의 천우희가 '도희야'의 김새론보다 명확한 원톱 주인공이였던 것은 사실이나, 주연상과 신인상을 나누는 기준의 모호함은 지울 수 없다. 신인상의 애매한 기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른 시상식에서는 주연상을 받았는데, 청룡상에서는 신인상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청룡상 애초의 신인상 기준은 한 배우가 비중 있는 영화에 3편 이상 출연해야 한다는 건데, 이 부분에서도 김새론은 맞지 않는다. 이미 그는 '여행자'와 '아저씨'로 다른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외국 영화상에는 이런 기준 모호의 이유로 신인상 부문이 없다. 물론 김새론의 경우는 14세라는 '어린' 나이가 문제였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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