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行' 권혁, "마무리 후보? 실력 향상이 우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21 06: 19

"선수라면 누구나 욕심은 난다. 하지만 욕심과 실력은 다르다". 
좌완 강속구 투수 권혁(31)은 내년 시즌 한화의 유력한 마무리투수 후보다. 김성근 감독이 FA 선수 입단식에서 "올해 우리 팀 마무리가 약했는데 권혁을 마무리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풀타임 마무리는 해보지 않았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로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그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권혁은 스스로를 낮추고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후보일 뿐이다. (안)영명이가 될 수 있고, (윤)규진이가 될 수도 있다. 마무리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솔직히 페이스가 한 풀 꺾인 상태에서 왔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예전보다 나아져야 한다. 중간-마무리 생각하지 않고 내 실력부터 한 단계 올리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선수라면 누구나 욕심이 있다. 마무리는 '불펜투수의 꽃'이다. 그 역시 "선수라면 누구나 욕심은 난다. 하지만 욕심과 실력은 다르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감독님 훈련량에 맞춰서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다. 내가 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감독님의 구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조건으로 구위 회복도 있지만 떨어지는 공 장착도 생각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권혁이 마무리로 가기 위해서는 구종 하나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단서를 달았다. 권혁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 말씀에 동의한다. 언질을 안 하셨어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떨어지는 공의 필요성을 느꼈다. "아래로 떨어지는 계통의 공이 필요하다. 체인지업이나 포크볼을 생각하고 있다. 내년 캠프에서 감독님하고 투수코치님들과 의견을 조율해서 나한테 맞는 게 어떤 것인지 연습을 하겠다"는 것이 권혁의 말. 당장 손에 익히기 쉽지 않겠지만 강한 의지가 있다. 
이미 마음은 내년 시즌을 향해 있다. 최근 대전으로의 이사를 마무리하고 운동을 시작했다는 권혁은 이달 말 사이판으로 개인 훈련을 떠난다. 사이판에서 2주 동안 미리 몸을 만들고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계획. 김성근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몸과 마음 모두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권혁이 굳은 마음을 먹은 건 부활을 향한 의지이자 기대가 큰 한화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책임감이다. 그는 "한화 팬들께서 나를 좋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 그 어떤 팬들에게보다 잘해야 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제 한화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지역에 볼 일 보고 돌아올 때 대전 IC를 지나면 '나도 이제 대전 사람이구나' 하는 감정이 들더라"고 웃었다. '대전의 한화맨' 권혁이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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