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최종회, 원작과 뭐가 달랐나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12.21 09: 29

tvN 드라마 '미생'이 원작에 살을 붙인 결말로 마무리했다. 호불호는 엇갈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20회는 장그래(임시완 분)가 계약직 연장, 즉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고 회사를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오차장(이성민)과 김부장(김종수)이 설립한 이상네트웍스에 새롭게 입사하는 모습, 그리고 이곳에 또 다시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 김대리(김대명)가 경력직 입사자로 합류하는 모습까지, 윤태호 작가의 원작에 충실했다. 호불호가 엇갈린 부분은 원작에 다소 과하게 달라붙은 듯한 극적 장치와 설명들이다.

먼저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많은 이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는 부분은 원작에선 없는 부분. 이는 '혹시나'하는 마음을 만들어 계약직 연장이 실패하는 순간 허탈감을 배가시켰다. 원작에선 메신저 통보와, 김대리와 입사동기들의 조촐한 배웅이 이를 대신했다.
그리고 이상네트웍스의 업무 모습, 요르단에서의 장그래의 활약 등 후반 30여분 이상이 새롭게 각색된 내용이다. 원작에서 김대리의 합류는 '경력자 채용'을 위해 온 한 파마머리 청년의 그림자로 표현됐다. 또 요르단신은 도착한 장그래가 오차장과 통화하며 "어떻게 해야하죠"라며 마무리될 뿐 '인디아나 존스' 같은 활약상은 없었다.
이밖에도 성대리의 불륜 상대방의 남편(오정세)이 찾아와 회사에서 난동을 피우는 모습, 장그래 퇴사 후 오차장이 전화가 아닌 집 앞으로 직접 찾아오거나, 제품 테스트를 위해 오차장이 치킨배달을 하는 모습 등이 추가된 설정들이다. 이러는 과정에서 오히려 원작에서 감동을 줬던 입사 동기들이 장그래를 배웅하는 장면은 증발했다.
앞서 '미생'이 몇몇 에피소드를 제하면 원작의 길을 꽤 충실하게 밟아왔던 것과 달리 지난 18회와 이번 20회는 특히 드라마 제작진이 작정하고 극적인 요소와 한국 드라마의 전형적인 요소들을 추가 투입하거나, 일부 캐릭터들을 과도하게 활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생'의 결말이 원작이 정한 큰 틀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점은 제작진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혹여 장그래를 극적으로 정규직으로 만든다거나, 장백기(강하늘)-안영이(강소라)를 사내 커플로 만들었다는 식이었다면, 현재와 같은 반응이 없었을 지도 모르기 때문.
명작 웹툰을 TV로 부활시킨 드라마 '미생'은 이렇게 끝이 났다. 시즌2가 거론되고는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 현재로서는 '미생'의 스페셜 방송이나, '미생'을 활용한 '현장토크쇼 택시', '쿨까당', '미생물' 등의 일부 tvN 방송들만이 남았다.
후속으로는 최강희-천정명 주연의 '하트 투 하트'가 오는 1월 9일 첫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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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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