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과열' 막을 건 우선협상 폐지? 찬반 의견 팽팽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22 06: 05

우선협상기간은 없어질 수 있을까. 
최근 프로야구 단장 윈터미팅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논의된 사안은 역시 FA 관련 내용이었다. 올 겨울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 16명의 몸값 총액은 615억6000만원. 지난해 523억5000만원을 넘어 매년 역대 최고액 기록을 갈아치우며 FA 과열 논란을 일으켰다. 선수들의 몸값은 불어나지만 구단의 자생력은 여전히 떨어지는 만큼 거품론이 제기된다. 
이번 단장회의에서도 어떻게 하면 FA 거품을 걷을 수 있을지에 모아졌다. FA 획득 연차 줄이기, 선수별 보상 등급제와 함께 매년 거론된 우선협상기간 폐지 관련 이야기가 다시 한 번 나왔다. FA 시즌 때마다 나오는 '탬퍼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우선협상기간을 폐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매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올해 FA 시장에서도 탬퍼링 논란은 이어졌다. 원소속팀에 최고 대우를 제시받은 선수가 이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가 더 적은 액수에 타팀과 계약한 것은 이제 기본이다. 현장의 지도자가 우선협상기간 FA 선수들에게 접촉해 타팀으로부터 공분을 사기도 했다. 매번 구단들은 탬퍼링 의혹을 놓고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벌인다. 
문제는 우선협상기간을 어떻게 하느냐 여부. 폐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실효성 없는 우선협상기간이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다. 모 구단 협상 실무 관계자는 "선수와 협상을 해보면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이미 떠날 마음을 먹었는데 협상이 될 수 없다. 선수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몸값이 부풀려지는 기간"이라고 지적했다. 
폐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제재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야구규약 제169조 FA 계약위반 처분 조항에 따르면 탬퍼링이 적발될 경우 구단은 계약무효에 3년간 1차 지명권을 박탈당한다. 해당직원은 1년간 직무 정지, 선수는 FA 박탈 및 1년간 임의탈퇴로 공시된다. 그러나 KBO는 사법기관이 아니라 이를 단속할 법적 구속력이 없다. 
우선협상기간 유지를 주장하는 구단들도 있다. 유지 쪽에서는 우선협상기간마저 없어질 경우 시즌 진행 중에도 탬퍼링이 빈번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낸다. 이렇게 되면 돈 많은 구단들만 판을 치게 돼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기고, 지금보다 판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FA 광풍에도 우선협상기간을 최소한의 억제장치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우선협상기간보다 보상 등급제처럼 현실적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선협상기간 폐지론이 일었지만 구단들마다 놓인 상황에 따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다. 이번 윈터미팅에서도 구체적인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매번 구단들의 이익 관계에 따라 제도가 결정된다. 목소리가 큰 구단들에 끌려 다녀서는 FA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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