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결산 방담①] 격변의 FA시장 "러브콜은 내가 직접"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2.23 06: 28

[OSEN=야구팀] 이번 FA시장 역시 대규모의 머니게임이 펼쳐졌다. 얼마 전 KIA와 재계약에 성공한 차일목을 포함해 FA 계약 총액 615억 6000만원을 기록, 지난해 역대 최고액 532억5000만원을 뛰어 넘었다. 총액 50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은 선수만 6명.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상승하면서 몇몇 선수는 활약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거품론’도 나오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 겨울 FA시장. 불철주야 야구판을 누리고 다니는 OSEN 야구부 기자들이 노트 속에서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방담으로 푼다.
스타감독 “러브콜은 내가 직접”
그동안 감독들은 FA 관련해서는 크게 개입하지 않는 게 관례였습니다. 선수 영입 요청은 하지만 계약 내용은 구단과 선수의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FA 시장에서는 감독의 입김이 세게 작용한 팀도 있었습니다. A감독은 선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입단을 권유하고 구단에 구체적 계약 조건까지 조율했습니다. A감독의 정성이 통했는지 계약에는 성공했죠. 외부적으로는 결과가 좋으니 모두가 웃는 표정입니다. 그런데 구단에서는 내심 걱정도 되나 봅니다. 아무래도 너무 감독이 전면으로 나서는 모양새 때문인 듯 합니다. 겉으로는 FA 계약으로 환하게 웃고 있지만 안으로 복잡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FA 대박 선수 "독립만세!"
FA 대박을 터트린 B선수.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환경' 문제를 거론하며 팬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었습니다. B선수가 이야기한 '환경'은 팀 분위기 같은 것만이 아니라네요. B선수 지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독립'에 대한 열망이 평소 강했다고 합니다. B선수는 계속해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습니다. 엄격한 아버지는 B선수가 어릴 때부터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B선수가 스타로 성장하고 나이도 먹은 만큼, 이제는 홀로서기를 하고 싶었다네요. FA 계약이 독립을 향한 탈출구가 된 셈입니다.
FA 노예 계약? “제발 언급 NO”
이번 스토브리그 FA 시장에서도 ‘거액 파티’가 벌어졌습니다. FA 계약 총액 615억 6000만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역대 최고액 532억5000만 원을 뛰어 넘었습니다. 50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은 선수만 6명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상승하면서 활약 이상의 금액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상급 실력을 지닌 C선수는 이전에 적은 금액에 FA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C선수 본인은 정작 “제발 FA 언급 좀 하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발표액을 두고 무언가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 걸까요?
어느 구단 단장의 태평양 마음씨
FA 전소속구단 우선교섭 기간. D구단이 E구단 FA선수에게 템퍼링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네요. 심지어 E구단 단장이 D구단을 직접 지목했고, E구단 직원은 D구단 감독에게 전화통화로 “템퍼링하지 마십시요”라 했답니다. 그런데 정작 D구단은 아무 것도 한 게 없었고, E구단 FA선수는 D구단으로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D구단 단장은 “E구단 단장 마음을 이해한다. E구단 측에서 우리를 더 걸고 넘어오면 대응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참고 있으려 한다”고 침착함을 보였습니다. 현재 D구단 단장은 10개 구단 단장 중 장수 순위 5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베테랑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배짱?
F선수는 전소속구단 우선교섭 기간 중 구단의 생각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불러 협상이 일찌감치 결렬됐다고 합니다. 구단에서는 “어디서 불러주는 팀이 있는가보다”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하네요. 협상을 하려고 해도 구단 제시액보다 두 배가량의 금액에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F선수는 정작 시장에서 불러주는 팀을 찾지 못해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또 다른 E선수의 이야기는 조금 다른데요. 역시 협상이 결렬됐는데, 해당 구단에서는 “새 팀을 찾지 못하고 돌아올 것 같다”라고 판단했고 실제 그렇게 됐다고 하네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선수들로서는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죠. 그러나 정확한 시장 상황 판단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FA 대박 부메랑 효과? “두고 봅시다”
FA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모 구단의 주요 선수들은 이번 연봉 협상을 잔뜩 벼르고 있답니다. 자신과 비슷한 성적을 거뒀던 G선수의 FA 대박 소식에 그에 걸 맞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네요. 아직 연봉 협상에 나서지 않았지만 만만치 않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구단 측은 난감할 노릇입니다. 1년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FA 몸값에 선수 연봉까지 늘어나니 막막하다고 하네요. 단장 회의에서도 FA 몸값에 대한 논의를 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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