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모비스’ SK, 독주체재에 제동 걸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2.26 07: 35

모비스의 독주체재에 SK가 제동을 걸 수 있을까.
서울 SK는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서울 삼성을 70-56으로 제압했다. 같은 날 울산 모비스는 창원 LG를 102-97로 제압했다. 3연승을 달린 2위 SK(22승 7패)와 선두 모비스(23승 6패)는 여전히 한 경기 차이다.
공교롭게 SK의 다음 상대가 모비스다. 두 팀은 27일 울산에서 4차전 대결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3번의 맞대결에서 SK는 1승 2패로 열세다. 특히 지난 17일 3차전에서 SK는 88-89로 패하며 선두가 될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SK는 4쿼터 종료와 동시에 전준범의 파울과 동시에 애런 헤인즈의 득점이 인정돼 동점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천하의 헤인즈가 추가 자유투를 놓쳐 연장전에 가지 못했다. 통한의 패배였다.

SK 선수들은 모비스만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 2012-2013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고도 챔프전에서 모비스에게 0-4로 완패를 당했다. 이후 SK와 모비스는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라이벌로 꼽힌다. 양동근 대 김선형 등 각 포지션에서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대표스타가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두 팀의 대결은 매번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명승부가 나오고 있다.    
삼성을 이긴 뒤에도 SK 선수들은 온통 모비스전 생각뿐이었다. 주장 박상오는 “너무 모비스만 만나면 ‘타도 타도’ 했던 것 같다. 마음 편하게 하다보면 언젠가 1위에 닿지 않을까 한다. 지난 경기가 아쉬웠는데 54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 단기전은 (정규리그) 승수에 영향이 없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자”라며 모비스를 강하게 의식했다.
베테랑 주희정도 꼭 모비스를 이겨보고 싶다. 그는 “1,2위를 다투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도 목표지만 선수들은 마음속으로 다 챔프전에서 모비스를 만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모비스랑 정규리그서 허무하게 무너지면 플레이오프에서도 버거운 상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정규리그서 최소한 3승 3패로 마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문경은 SK 감독이 진단하는 모비스의 실체는 무엇일까. 문 감독은 “라틀리프의 무서운 점은 빅맨이면서 기동력이 좋다는 점이다. 스위치 상황이 됐을 때 모비스는 문태영도 있고 라틀리프도 있어 우리 가드들이 막기 벅차다. 그 점이 무섭다”고 했다. 특히 기술이 좋고 슛 거리가 긴 문태영의 경우 나머지 9개 구단 감독이 공통적으로 꼽는 골칫덩어리다.
SK는 박상오, 박승리, 김민수, 최부경 등으로 이어지는 빅포워드 군단을 자랑한다. 하지만 신장으로 밀어붙이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문경은 감독은 “우리가 포워드 네 명을 쓰면 모비스는 지역방어를 선다. 우리가 수비를 깨지 못한다”고 했다.
지역방어를 깨려면 모든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 또 포인트가드의 빠른 상황대처능력이 요구된다. 아무래도 SK 선수들이 키는 크지만 순발력은 떨어진다. 김선형의 경기운영 역시 노련한 양동근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모비스는 이대성이 복귀하면서 스위치 상황에서 신장의 약점도 어느 정도 상쇄가 된 상황이다. SK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더 좁아진 셈이다.
그렇다고 모비스가 완벽한 팀은 아니다. 모비스 역시 애런 헤인즈의 득점력과 코트니 심스의 높이가 부담스럽다. 문경은 감독은 “모비스와 붙어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력이 좀 더 좋게 결론이 나면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모비스를 이겨서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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