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덴헐크 SB행, 반복되는 '외인 日 유출' 대안없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26 16: 46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외국인선수 일본프로야구 유출이 연례행사처럼 일어나고 있다. 
삼성의 통합우승 4연패에 결정적인 활약을 한 우완 에이스 릭 밴덴헐크가 결국 일본으로 떠났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밴덴헐크와 2년 총액 4억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평균자책점·탈삼진 1위 밴덴헐크와 재계약을 위해 힘을 쓴 삼성도 현실의 벽 앞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지난해에는 다승왕을 차지한 SK 크리스 세든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일본으로 떠난 바 있다. 2년 연속 한국 무대를 주름잡았던 외국인선수들이 일본의 콜을 받고 한국을 떠났다. 일본도 특급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한국 시장에서 국내외 선수를 가리지 않고 스카우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계속 이어진 일이다. 2002년 시즌을 마친 뒤 당대 최고 외국인 타자였던 타이론 우즈와 호세 페르난데스 그리고 16승 투수 게리 레스가 나란히 일본으로 진출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세스 그레이싱어, 클리프 브룸바, 다니엘 리오스, 켈빈 히메네스 등이 차례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갔다. 
그들이 일본으로 떠나는 건 조건 때문이다. 밴덴헐크의 계약은 2년 4억엔으로 발표됐지만 실제로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에서 뒤질 게 없는 삼성이라 할지라도 감당할 수 없었다. 특급 FA 선수들의 몸값은 일본에 근접해가고 있지만 일본의 외국인선수 다년계약을 넘기란 역부족이었다. 
한국프로야구는 마치 일본프로야구의 선수 공급처가 된 모습이다. 어쩔 수 없는 시장의 구조적 한계라 할 수 있다. 구단들이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때 자주 쓰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한국에서 잘하면 일본에서 큰 돈 벌 수 있다'는 감언이설이다. 
한국은 일본행을 위한 도약처나 다름없었다. 외국인선수를 애써 스카우트하고 키워도 일본에 빼앗기니 상실삼도 크다. 밴덴헐크만 봐도 2013년 첫 해 제구 불안으로 고전했지만 삼성 코칭스태프의 세밀한 투구폼 교정과 꾸준한 기회 제공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매년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의 외국인 스카우트 공습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대안은 마땅히 없다. 일본처럼 외국인선수 다년계약을 공식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리스크가 크고 몸값을 억제할 길이 없다. 그렇다고 매년 이렇게 일본의 공습에 손놓고 있을 수만 없다. 외국인선수 보유 확대처럼 획기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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