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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FA 폭등...‘연장계약 자율화’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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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지난 1일 FA 시장이 마무리됐다. FA를 선언한 19명의 선수 모두 계약 완료, 총액 630억60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23억5000만원을 뛰어 넘는 신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SK 최정은 역대 FA 최고액인 4년 86억원, 두산 장원준은 투수 FA 최고액 4년 84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FA 최고액이 경신되는 만큼, 벌써부터 시선은 다음 겨울 FA 자격을 얻는 김현수와 박석민을 향하고 있다. FA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김현수와 박석민이 최정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김현수는 이제 겨우 만 27세. FA 계약기간이 최대 4년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4번이나 FA가 될 수 있다.

선수들에게 FA는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프로기 때문에 뛰어난 선수가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분명히 짚고 넘어 가아 할 점이 있다. 계약은 선수 혼자서 할 수 없다. 먼저 제시액을 내건 쪽이 선수든 구단이든, 양 쪽이 동의했기에 계약이 이뤄졌다. FA 대박을 놓고, 어느 한 쪽만 비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FA 몸값 폭등에 대한 위기론을 제기할 필요는 있다. 프로야구 구단은 모그룹의 지원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실제로 모그룹의 지원금을 빼면 각 구단이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다. 프로야구가 제대로 된 비즈니스가 되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때문에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좋은 선수가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유지하면서, FA 제도에 변화를 준다면, 구단과 선수 모두 웃을 수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FA 자격연도 축소가 답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는 구단 입장에선 부담을 느낄 만하다. 좋은 선수를 1년이라도 더 쓰고 싶은 게 구단 마음이다. 큰돈을 들여 FA 계약을 맺을 여건이 되지 않는 구단은 손해를 본다.

메이저리그는 언제든 선수와 연장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심지어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는 선수도 대규모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

마이크 트라웃(24)은 지난해 3월 풀타임 빅리거 3년차를 앞두고 6년 1억44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FA가 되려면 4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지만, LA 에인절스는 일찍이 트라웃과 긴 시간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피츠버그는 아직 빅리그에서 뛰지도 않은 외야수 그레고리 폴란코(24)에게 6년 5000만 달러 계약을 제시했다. 폴란코는 피츠버그 최고 유망주다. 2014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 69경기서 타율 3할2푼8리 OPS .894 7홈런 16도루를 기록, 6월부터는 메이저리그로 콜업 돼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했다. 메이저리그서 타율 2할3푼5리 OPS .650에 그쳤으나 만 22세에 올린 성적인 만큼, 여전히 피츠버그가 미래로 꼽기에 충분하다. 때문에 피츠버그는 일찍이 미래를 잡아두기를 원했다. 계약 후 폴란코가 나태해질 가능성보다는 폴란코가 앞으로 6년 동안 피츠버그서 펼칠 맹활약에 무게를 뒀다. 결과적으로 폴란코는 피츠버그의 제안을 거부했지만, 언제든 피츠버그는 폴란코에게 연장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도 한국프로야구처럼 매년 FA 몸값이 상승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 역시 FA에 부담을 느낀다. 그래서 향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조기 연장계약을 추진한다. 조기 연장계약을 통해 전력유지와 흥행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김현수는 트라웃과 마찬가지로 일찍이 두산 간판스타가 됐다. 2008시즌 프로입단 3년 차에 타율 3할5푼7리로 타격왕에 올랐고, 매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언제든 3할 타율·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였다면 이미 김현수와 연장계약을 체결, FA가 되기 전에 김현수를 붙잡았을 확률이 높다. 트라웃처럼 풀타임 3년차를 앞둔 2010년 3월에 7, 8년 연장계약을 했다면, 두산은 2015년 겨울 FA 몸값 폭등을 피했다.

박석민도 그렇다. 상무 전역 후 2008시즌부터 삼성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최정과 더불어 리그 최정상급 3루수로 활약 중이다. 삼성은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골든제너레이션 3인방을 중심으로 통합 4연패 전설을 썼다. 재력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삼성이다. 언제든 연장계약이 가능했다면 박석민과 벌써 계약을 체결하고도 남았다.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선호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는 흥행의 원동력이 된다. 한국프로야구가 원년부터 흥행 대박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역연고제 정착과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맹활약이 있었다. 선동렬 이만수 김용수 장종훈 송진우 이종범처럼 오직 한 팀 유니폼만 입고 꾸준히 활약한 스타들 덕분에 프로야구가 사랑 받고 있다.

“구단에서 내게 진실 된 마음을 보여줬다.” “구단과 믿음이 바탕이 된 교감을 나눴다.” FA 대박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의 흔하디 흔한 소감이다. 진심이나 믿음을 굳이 FA 협상 테이블에서만 드러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drjose7@osen.co.kr

<사진> 그레고리 폴란코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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