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장례식' 강인 “제 연기? 아직 만족 못하죠” [인터뷰]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5.01.10 10: 39

가수 강인이 아닌 배우 강인은 좀 더 차분하고 겸손한 모습이었다. 지인들은 응원과 칭찬의 말을 보내지만, 스스로는 어색하고 부끄럽다며 웃었다. 영화 ‘고양이 장례식’으로 스크린 컴백을 한 배우 강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인은 최근 서울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났다. ‘고양이 장례식’은 달콤쌉싸름한 로맨스물. 헤어진 연인의 재회 이야기를 아주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다. 강인은 배우 박세영과 호흡을 맞췄는데, 남자다운 카리스마 보다는 감성 연기에 중점을 둔 동훈이라는 역을 소화한 그의 모습은 영화와 함께 한층 섬세해진 모습이었다. 영화 개봉까지 앞으로 닷새. 그는 “실감이 안 난다”며 소감을 말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실감이 잘 안 나고, 개봉 한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좋아요. 슈퍼주니어 데뷔 때만큼 떨린다는 말을 했었는데, 비슷해요. 저에게 슈퍼주니어는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 그 만큼 떨린다는 것은…아무래도 이번에는 혼자 하다 보니까 떨림이 더 강한 것 같아요.”

지난 7일에는 ‘고양이 장례식’ 시사회가 있었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비롯해 많은 연예계 스타들이 함께 자리했다. 그 사이에서 영화를 보던 강인은 “진땀이 났다”며 부끄러워했다. 본인 걱정보다는 주위 반응이 더 좋다.
“얼굴 보고서는 나쁜 말씀들은 안 하셔요. (웃음) 좋은 이야기들을 주로 해주셔요. ‘잘 했다’, ‘못 했다’는 평 보다는 ‘영화 예쁘다’고요. 사실 정말 초대하고 싶었던 분이 영화 ‘순정만화’의 감독님, 조감독님이에요. 촬영 때 자문을 정말 많이 구했거든요. 감독님은 ‘말 잘 듣고, 촬영 감독 많이 도와줘라. 연기는 천천히 배우는 것’이라며 편하게 조언을 주셨는데, 영화 보시고는 ‘정말 예쁘다’라고 해주셨어요.”
 
칭찬을 듣는 것이 조금 쑥스러운 듯했지만 좋은 반응에 감사한 모습. 강인이 특히 이번 영화에 감회가 남다른 이유는 그가 이 영화를 그만큼 원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시나리오를 먼저 보게 된 강인은 감독에 직접 러브콜을 보냈다고.
“시나리오를 먼저 받아 보고 적극적으로 해 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어요. ‘정말 해 보고 싶은데 혹시 할 수 있나요? 어렵겠죠? 정말 좋은 시나리오라 다른 배우들이 하고 싶어 하시겠죠?’ 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기회가 왔어요.”
이별과 재회. 어쩌면 조금은 흔한, 단순한 소재지만 ‘고양이 장례식’은 이 장면을 잔잔하고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주목이 된다. 특히나 강인이 연기한 동훈 역은 내면적인 감정선이 중요해 이를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됐다.
“저는 여기서 동훈이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초지일관 ‘몰입’이었어요. 전문 연기자가 아니다 보니까 감정 컨트롤도 연기이고 어려웠죠. 한 가지 잡고 간 것이 ‘몰입하자’, ‘내가 이 사람이 되자’. 저도 사랑을 해 봤고, 이별을 해봤기 때문에 생각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이 확연했어요. 너무 감정을 크게 하지 말고, 오히려 쪼잔하고, 착해 보이고, 잔잔해야 하고, 어눌해 보일 필요도 있고. 만족하냐고요? 제가 어떻게 만족을.. 정말 어려웠어요. 더 잘했어야 되는데. 그래도 후회는 안 하려고요.”
박세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시사회 때 얘기한 것처럼 “쉬는 시간에 한 이불 덮고 잘 정도”. 물론 스태프들도 함께지만. 강인은 박세영에 대해 “남매가 됐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뿐만 아니라 현장 스태프들과도 촬영 내내 훈훈한 분위기 속 함께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고.
 
“배경이 가을인데 겨울에 찍어서 첫눈을 맞았어요. 현장에서 눈이 오면, ‘이게 다 감독 때문이야. 감독이 미스캐스팅이야!’라고 배우들이 소리를 쳤죠. (웃음) 그럼 감독님은 ‘조명감독 때문이야’, 조명감독은 ‘카메라 감독이야’ 하면서. (웃음) 힘든 점이었는데 재미있게 풀었어요 항상. 누구 하나 투정 부릴 법 한데 그럼 격려하고 파이팅 넘치게, 그러면서 서로가 기대면서 의지를 많이 했어요. 스태프 분들 이름은 다 외웠죠. 영화 보고 크레딧 올라갈 때 한 명, 한 명 이름이 다 보이더라고요. 뒤풀이 때 다 찾아서 인사를 드렸어요. 못 오신 분들께는 전화도 드리고. 다들 정말 감사한 분들이죠.”
“세영이와는 남매가 됐어요. 오죽하면 감독님이 점점 닮아간다고 하셨어요. 사람들이 보면 너무 친해지면 남녀로서 오해할 만도 한데, 우리 촬영장 모든 사람들은 남매 같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좋죠, 남녀로 오해 받으면 불편할 수 있는데. 저는 외아들이라 정말 세영이는 동생 같아요. 제가 이성한테는 좀 서툰 편인데 동생들은 잘 챙겨줘요.”
강인은 이번 영화의 OST도 맡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와 어울리는 부드러운 멜로디와 감성적인 노래. 작곡은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맡았다. 영화도 영화지만, 배우 이전에 가수인 강인이 OST 녹음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의 가창력에 대한 호평도 많았다. 강인은 “기계가 잘 만져준 것”이라며 장난스러우면서도 재치 있게 대답을 했지만, 이내 “이루마 형이 좋은 곡을 써 주셨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루마 형이 정말 좋은 곡을 신경 써서 주셨어요. 이루마 형과는 연락을 자주 하는 사이인데, 조금씩 얘기 주고 받으면서 만들어 주셨어요. 녹음을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했어요. 녹음실을 몇 군데 다녔는데, 회사에서 또 따로 녹음 하고, 작업 들어가야 하는데 다시 한 번 녹음하고. 역할이 인디 뮤지션이니까 보컬을 조금 달리해야 하나, 했죠.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완성되고 나서 들어보니까 생각한 대로 잘 나온 것 같아요.”
 
강인은 아직 배우보다는 가수로서 얘기할 때 편하다. 연기 생활에 있어서는 아직 배울 부분이 많다 생각해서인지, 유독 자신의 연기에 대한 얘기를 하면 겸손해졌다.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서도 “멋진 연기자 분들이 정말 너무 많으셔서, 도저히 한 명을 고를 수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앞으로도 틈틈이 연기 활동을 해나갈 계획.
“연기 욕심이 있다기 보다는 기회가 되면 다 하고 싶어요. 경험을 많이 해 보고 싶어요. 할수록 되게 많이 늘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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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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