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천만④]황정민, "뒷걸음질하다 천만, 그래도 가늘고 길게"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1.14 06: 01

배우 황정민이 출연작 '국제시장' 관객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황정민은 최근 OSEN과 전화인터뷰에서 '국제시장'의 1,000만 관객 돌파에 대해 "솔직히 실감은 나지 않는다"며 "관객 여러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시장'은 지난해 4개월 동안 열심히 촬영한 작품이다.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좋은 느낌을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국제시장' 이전 황정민의 흥행 최고 기록은 '신세계'(2013)였다. 누적관객수 468만 관객으로, '국제시장'은 진작에 이를 넘었고, 지난 13일에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황정민은 '천만배우'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차기작 선택과 추후 행보에 영향을 줄 법도 했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가늘고 길게 가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운 좋게 좋은 작품, 좋은 스태프, 좋은 배우들 만나 뒷걸음질하다 얼떨결에 얻은 결과다. 감사하지만 이것 때문에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기는 스포츠처럼 기록을 경신하는 게 아니지 않나. 매우 행복하지만, 그렇다고 흥분되지는 않는다."
지난 2005년 제23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황정민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것뿐"이란 '전설적인' 소감을 남겼다. 이번에는 "뒷걸음질"이란 표현으로 솔직하면서 담담하게 속내를 전했다.
'국제시장'은 아버지들에 대한 영화다. 후반부 덕수(황정민)가 "아버지, 이만하면 잘 살았지예?"라고 읊조리는 대사가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그의 9세 아들도 '국제시장'을 봤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들은 언제 끝나냐고만 묻더라. 아홉 살이 뭘 알겠냐"라고 웃었다.
물론 정치적인 논란도 있었다.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일각에선 정치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그럴 수 있다"며 일부 관객들의 의견에 수긍했다. 영화는 개봉한 순간부터 관객들의 몫이라고 했다.
"다만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 제작진과 출연진의 취지다. 다행히 대부분 관객 분들이 이를 알고 계시고, 거기에 만족한다. 원래 큰 잔치가 열리면 음식이 맛있었나 맛없었나 말들이 나오지 않나. 오히려 잔칫집에 그런 이야기가 없으면 슬플 거다."
이날 황정민의 목소리는 심하게 쉬어 있었다. 현재 차기작인 영화 '히말라야'를 촬영 중으로, 극중 산악대장을 맡았다. 해발 8,750미터 높이의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장면을 촬영하는 날이었고, 그는 일부러 목을 혹사시켜 쉰 목소리를 만들어 냈다. 지대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건조한 나머지 목이 쉬어버린다는 디테일을 위해서였다.
혹여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니냐는 걱정에 "몸은 멀쩡하다. 목만 그렇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다 갈라지는 목소리였지만 기분 좋은 웃음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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