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남태희의 선제 결승골로 쿠웨이트를 제압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쿠웨이트와 경기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승(승점 6)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슈틸리케호의 라인업에는 큰 폭의 변화가 일어났다. 기둥인 양날개 이청용(볼튼)과 손흥민(레버쿠젠)을 비롯해 섀도우 스트라이커 구자철(마인츠),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라이트백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등이 부상과 감기 기운으로 모두 결장했다.
이 때문에 오만전과 비교해 6명의 선발 라인업 명단이 바뀌었다. 이근호는 최근 근육 경련을 털고 돌아온 조영철을 밀어내고 최전방 공격수로 선택을 받았다. 좌우 측면엔 김민우와 남태희, 섀도우 스트라이커 자리엔 이명주가 새롭게 낙점을 받았다. 중원은 변함없이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 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수(호펜하임),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영권(광저우 헝다), 우측면은 오른쪽 허벅지 타박상을 입은 김창수 대신 차두리(서울)가 나왔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차지했다.
갑작스레 조합이 바뀐 한국은 한 수 아래의 쿠웨이트를 상대로 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점유율에서는 크게 앞섰으나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전반 25분에는 백패스 실수로 인해 유세프 나세르에게 돌파 기회를 내주는 등 위험한 장면도 나왔다.
답답하던 공방전의 분위기는 전반 36분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오른쪽 측면으로 맹렬히 돌파를 시도한 차두리가 크로스를 올려줬고, 이를 남태희가 헤딩으로 밀어넣으며 기다렸던 선제골이 터졌다.
'남메시' 남태희의 골로 1-0 리드를 잡은 한국은 김진수와 차두리를 활용한 좌우 측면 돌파를 적극 활용하며 쿠웨이트 진영을 노렸다. 하지만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고 한국은 1-0으로 앞선 채 후반전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전반전 득점에서 이어지는 상승세는 없었다. 후반 1분 이명주를 빼고 조영철을 투입, 공격에 힘을 실었지만 후반 초반 수비가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쿠웨이트에 연달아 위기를 허용한 것. 다행히 실점 없이 쿠웨이트의 공세를 막아냈지만 수비 조합은 이후로도 헛점을 노출하며 문제를 드러냈다.
위기를 벗어나며 한숨 돌린 한국은 후반 14분 남태희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이 골포스트를 살짝 빗겨나가며 추가골의 기회를 놓쳤다. 여기에 후반 16분에는 이근호가 골키퍼까지 벗겨내며 좋은 기회를 만들었으나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후반 22분에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이근호와 김민우가 공을 주고 받으며 박스 안으로 진입, 김민우가 골대를 향해 강한 슈팅을 날려봤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이어 후반 30분 이근호의 헤딩마저 골포스트를 빗겨나가며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후반 31분 김민우 대신 이정협을 투입하며 보다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든 슈틸리케호는 후반 38분 박주호의 대포알 슈팅마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추가골에 목말라하던 한국은 결국 더이상의 득점 없이 1-0으로 경기를 마쳤다. 승리와 함께 승점 3점을 거뒀지만 대량득점을 목표로 했던 상대인 만큼 아쉬움을 감출 수 없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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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