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같은 '오만과 편견', 최민수로 답을 찾다 [종영③]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1.14 07: 01

최민수가 있기에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이 있었다.
'오만과 편견'은 어렵다. 한 회라도 그냥 넘기면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도 그렇고, 국내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한류스타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그렇다. 시청자가 새롭게 유입되기 힘들다는 것. 그럼에도 '오만과 편견'은 중반까지 시청률 1위를 달리며 사랑받았다. 최민수라는 해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민수는 극 중 부장검사 문희만 역을 맡았다. 이 드라마 속 그가 가진 존재감은 열연이라는 단어로도 모자랐다. 문희만이 된 최민수는 미로처럼 펼쳐진 '오만과 편견'에서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역할을 맡았다. 누군가는 "어렵다"고 '오만과 편견'을 외면하고 싶을 때, 최민수라는 거칠지만 흥미로운 배우가 나타나 이들의 생각을 바꿔놨다. 시청자가 참을성 없는 나비라면 최민수는 거칠지만 달콤한 꿀이었다.

문희만은 드라마 내내 선인지 악인지를 모를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허술해보이지만 냉철했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였다. 시청자들은 그의 말과 행동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촉을 곤두세워야했다. 극의 말미 그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놀란 마음을 쓸어내렸다.
지난 12일 방송된 마지막회 말미에는 모든 사건이 종결된 후 문희만과 구동치(최진혁 분)의 내레이션이 흘렀다. "평생 죄 안 짓고 살 줄 알았다"는 구동치에게 문희만은 "거대한 악은 따로 있는 줄 알았다"고 답했다. 자신이 선인지 악인지, 스스로도 잘 알지 못했던 문희만을 잘 표현해주는 한문장이었다.
이처럼 문희만은 입체적이다. 문희만을 연기하는 입장으로서는 절대 쉽지 않다. 특히나 드라마의 결말이 유동적인 TV드라마의 환경상 최민수는 아마 문희만의 말과 행동을 100% 이해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는 문희만을 시청자들에게 설득시켰다. 문희만이란 인물의 중심에 서서 무게감을 잡았던 최민수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단순히 정의내리자면 카리스마였다. 최민수는 마치 타고난 듯한 카리스마로 '오만과 편견'의 중심을 바로 세웠다. 비록 '모래시계'에서 "나 지금 떨고 있냐"를 묻던 젊음의 패기가 가득찼던 최민수는 아니지만, 그는 관록에서 우러나오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를 압도했다.
마지막회, 주인공인 구동치-한열무(백진희 분)못지않게 문희만의 최후가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결국 죽음을 맞았다. 차 안에서 괴한을 만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에서, 천천히 차시트를 내려 평화로운 얼굴로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렸다. 그렇게 죽음의 순간까지도 그는 강렬했다.
한편, '오만과 편견' 후속으로 오는 19일부터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방송된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로맨스 사극으로 고려 초기 때 저주 받았다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던 불운한 황자 왕소가 우연히 다른 나라의 빛이 될 운명 때문에 죽임을 당할 뻔한 발해의 공주 신율을 만나고, ‘하룻밤 결혼’이라는 인연을 맺게 된 이후 벌어지는 애틋한 러브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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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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