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거나', 무협?개그?..사극로코의 유쾌한 '짬뽕' [첫방①]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1.20 07: 03

MBC 새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지난 19일 첫 선을 보였다. 이 드라마는 한 회 동안 진지하다가 웃겼다가, 무협이다가 코믹이었다가 자유자재로 변신했다. 사극 로코를 지향하는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유쾌한 조합이었다.
이날 오후 첫 방송된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인물 소개부터 상황 설정, 주인공인 왕소(장혁 분)-신율(오연서 분)의 만남과 결혼까지 단칼에 '해결'했다. 이처럼 빠른 전개오 한 회만에 이야기는 본격 궤도에 돌입했는데, 이를 위해 드라마는 변신로봇처럼 변신했다. 무협영화였다가 '개그콘서트'였다가, 마지막엔 설레는 로맨틱코미디가 됐다.
처음은 왕소를 중심으로 한 무협이었다. 왕소는 자신을 둘러싼 저주의 운명 때문에 아버지 왕건(남경읍 분)으로부터 금강산으로 쫓겨난 불운의 황자였다. 성인이 된 그는 갑작스레 아버지의 부름을 받았고, 그 곳에서 "전쟁에 참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판타지였다. 왕소에게 내려 저주와 그로 인해 죽어나가는 사람들과 운명의 여인을 만나면 오히려 빛이 될 수 있다는 설정까지.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판타지 사극으로 흘러갔다.

이 때 등장한 이는 왕건을 노리는 자객이었다. 왕, 궁에서 쫓겨난 불운의 황자, 그리고 복면을 한 자객이 등장하자 드라마는 금세 무협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어둠 속에서 칼날이 부딪칠 때 발생하는 불빛으로 싸움을 이어가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액션에 능한 장혁의 연기가 더해여 무협영화 같은 이 장면은 더욱 빛을 발했다.
그리고 왕소는 자객을 찾아 중국으로 향했는데, 이 곳에서 운명의 여인 신율과 만나게 됐다. 여기서부터는 로맨틱 코미디가 펼쳐졌다.
신율은 청해상단의 실질절 단주로, 억지 결혼을 피하기 위해 고려 남자 왕소와 결혼해야만 했다. 이유는 없었다. 신율은 우연히 길에서 만난 왕소에게 반했고, "고려남자니까"라는 단순한 사고로 그를 납치해 결혼식을 올렸다. 무대포에 천진난만한 신율의 행동은 이날 방송의 웃음포인트였다.
특유의 호탕한 웃음으로 코믹한 장면을 연출한 장혁 또한 극의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황자라고 하기엔 누더기 옷을 입고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왕소는 신율과 더불어 웃음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신율과 왕소가 만나자 로맨틱 코미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로맨스도 만들어졌다. 갑작스레 결혼하게 됐지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 혼례를 치르다 함께 비를 피하는 장면은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그릴 달콤한 로맨스를 예고했다.
이처럼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첫 회에 여러 내용, 여러 장르를 담아내며 안방극장에 종합선물세트를 선사했다. 사극로코라는 흔치 않은 장르에 도전하게 된 이 드라마가 첫 회에서와 같은 질 좋은 선물을 계속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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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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