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통신]달라 보이는 LG 스프링캠프의 류현진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1.23 06: 53

[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2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글렌데일 LA 다저스 스포츠 콤플렉스. LG 트윈스가 스프링 캠프를 차린 곳이다.
LG 선수들과 함께 웜업을 마친 LA 다저스 류현진이 캐치 볼을 시작했다. LG 캠프 합류 닷새 만에 처음 볼을 잡았다. LG 불펜 포수와 짝을 이룬 류현진은 볼을 던지기 전 서로 인사했다. 12분 간의 캐치 볼을 마치고 난 다음에도 똑같았다. 둘의 고개가 거의 동시에 아래로 내려갔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캐치 볼이던 롱 토스던 던지는 거리를 점점 줄이다 누구하나가 볼을 잡은 채 걸어오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기분 좋게 하이파이브 하는 날도 있기는 했지만 이날 처럼 시작 전 그리고 마칠 때 서로를 향해 인사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고 보니 LG 선수들과 어울려 훈련장 곳곳을 다니는 류현진이 모습이 달라 보이기는 했다. 두 글자로 표현하면 ‘밝음’이다. 이날은 뒤늦게 LG 캠프에 본격 합류한 봉중근, 또 두 번째 캠프를 찾은 KBS 이용철 해설 위원 등이 있어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동작 하나하나에도 활기가 넘쳤다.
지난 시즌 한국의 류현진 팬들이 가장 많이 본 사진은 아마도 내야수 후안 유리베와 함께 있는 것이었을 것이다. 조연인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까지 합쳐 한국 팬들에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말 잘 적응하면서 밝게 지내고 있구나’하는 인상을 줬다.
실제로 본 류현진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옆에 서면 기가 질릴 정도의 체구들이 많은 메이저리그 판이지만 류현진은 이들에게 조금도 기죽는 모습이 아니었다(류현진의 체구도 뭐 이들에게 모자란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여유 있는 행동에 주변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자신의 메이저리그 2년차를 보냈다. 메이저리거들 사이에 있는 메이저리거였다.
하지만 이날 LG 캠프에서 본 류현진의 모습은 또 달랐다. 진짜 마음까지 확 열어 제친 혹은 다 내려 놓은 모습이었다고 할까. 이 때문에 웝업 때 양상문 LG 감독이 가서 동작 제대로 하라고 지적하는 것도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서 훈련을 즐기는 듯 했다. 한국말을 하는 한국사람 사이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잠깐 이지만 이날 훈련을 지켜 본 것 만으로도 류현진이 왜 메이저리그 3년차 시즌을 앞두고 LG 구단 합류를 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LA 인근에 있는 에이전트사 스캇 보라스 컴퍼니의 개인 훈련장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서둘러 애리조나로 왔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애리조나에서 훈련 할 경우 글렌데일 스포츠 콤플렉스 이용을 권하기도 했다)
훈련은 열심히 할까. 양상문 감독의 말이다. “성실하게 따라주고 있다. 장거리 달리기를 시켜도 우리 선수들과 함께 끝까지 마친다.”
보너스도 하나 더 있다. 바로 LG 김용일 트레이너다. 류현진이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치면 정성스런 손길로 몸을 풀어준다. 다저스에도 일류 트레이너들이 있지만 어디 김용일 트레이너의 정성에 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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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LG선수들과 함께 웜업 도중 양상문의 감독의 '지적'을 받은 뒤 웃고 있다. 우측은 이날 부터 본격적으로 캠프에 합류한 봉중근/글렌데일(애리조나),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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