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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잠수함, 벤 로웬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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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미국의 야구 전문지인 베이스볼아메리카의 맷 에디는 지난 24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LA 다저스가 투수 벤 로웬, 내야수 제릭 커닝햄과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두 선수 모두 빅리그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베이스볼아메리카의 벤 배들러는 지난해 12월 로웬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배들러에 의하면 잠수함 투수인 로웬은 구속이 80마일대 후반에 불과하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알고,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 불펜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평이었다.

또한 로웬은 6피트 4인치(195cm)의 장신이다. 자신의 장기인 정면승부로 2012년에는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iLB.com이 선정한 올해의 구원투수상도 차지했다. 2010년에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늦은 순서(22라운드)에 지명받은 것을 생각하면 비록 마이너리그지만 훌륭한 성과다.

로웬은 두 가지 공을 던진다. 구종이 단조롭고 언더핸드기 때문에 선발로 쓰기는 힘들지만 불펜에서는 경쟁력이 있다. 잠수함 투수인 관계로 투심 싱킹 패스트볼(싱커)이 크게 가라앉는 움직임을 보이고, 여기에 슬라이더를 섞어 던진다. 싱커의 구속은 80마일 안팎이고, 슬라이더의 경우 72마일과 75마일 사이를 오간다. 구속은 누가 봐도 느리다.

텍사스는 콜비 루이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로웬을 방출했고, 다저스는 유용한 자원 하나를 싼 값에 얻었다. 구속은 느리지만 구위가 떨어진다고 보기엔 섣부르다. 텍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론 워싱턴 전 감독은 로웬의 구위가 같은 잠수함 투수인 채드 브래드포드보다 뛰어나다고 말한 바 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은 브래드포드와 로웬의 공통점이다. 키가 로웬보다 좀 더 컸던 브래드포드는 마운드의 흙을 긁을 듯 낮은 곳에서 나오는 공을 무기로 삼아 통산 561경기에서 36승 28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3.26으로 활약한 바 있다. 공이 빠르지 않았다는 것을 포함해 유사성이 많아 로웬이 롤 모델로 삼기에 적합한 유형의 투수다.

로웬이 현재 익히고 있는 체인지업을 더 발전시킨다면 제 2의 브래드포드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로웬은 좌타자와 우타자 모두를 상대할 때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는데, 결과가 성공적이면 좌타자 상대로 더욱 효율적인 승부를 펼칠 수 있다. 현재 서클 체인지업에서 약간 변형된 형태지만, 로웬은 스플리터 그립에서 다소 변화를 준 벌칸 체인지업(에릭 가니에가 사용해 유명해진 구종)을 체득할 경우 자신이 더 독특한 투수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8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이제 더 증명할 것이 별로 없다. 다섯 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1.72고, 지난해 악명 높은 타자들의 리그인 트리블A의 퍼시픽 코스트 리그(PCL)에서도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45로 버텼다. 2013년에는 PCL에서 3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84를 찍는 등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평균자책점 0.69의 놀라운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로웬은 이번 오프시즌 다저스가 영입한 수많은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주목도가 적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로웬이 보여준 결과물들은 그가 충분히 주목해도 좋은 투수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첫 팀이었던 텍사스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로웬이 다저스에서 제 2의 브래드포드로 거듭날지도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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