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수비 안정 없이 55년 만의 영광 재현도 없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27 06: 10

수비 안정 없인 55년 만의 영광 재현도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서 이정협과 김영권의 연속골을 앞세워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많은 것을 이뤄낸 한 판이었다. 27년 만의 결승행과 함께 지난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정상 탈환의 기회를 잡았다. 아울러 1990년 이후 25년 만에 A매치 무실점 6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모든 난관을 넘고 거둔 값진 결실이다. 이동국 김신욱 박주영 등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은 부상과 부진 등으로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팀의 기둥인 이청용과 구자철은 대회 도중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설상가상 손흥민, 김진현, 김주영, 구자철 등 핵심 멤버들이 감기 몸살을 앓았다.
슈틸리케호는 이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다. 23명 전원이 똘똘 뭉친 덕분이었다. 구자철과 이청용을 대신한 남태희와 이근호, 한교원 등은 제 몫을 다했다. 남태희는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2차전서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이근호는 호주와 3차전서 이정협의 결승골을 도왔다. 한교원은 호주전과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서 선발 출격해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에 일조했다.
유일한 옥에 티가 있다. 좀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뒷마당이다. 아이러니컬한 부분이다. 슈틸리케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부터 이라크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했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수 차례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제는 중앙 수비수다. 곽태휘-김영권 조합은 호주전부터 3경기 연속 호흡을 맞췄다. 김주영-장현수, 김영권-장현수 등 이전 조합보다는 안정감이 있었다. 하지만 볼 컨트롤 미스와 패스 미스로 결정적인 위기를 자초했다. 호주-우즈벡전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두 번째 문제는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간격이다. 넓게 벌어지다 보니 상대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쉽게 내주며 위협적인 기회를 허용했다. 수비수들과 중앙 미드필더 간의 호흡 문제다. 체력적인 문제도 부인할 수 없다. 중원을 책임지는 기성용과 박주호는 김진수와 함께 슈틸리케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뛴 이들이다. 체력 저하로 수비 가담이 늦어질 수 있다.
슈틸리케호의 결승 상대는 27일 '개최국' 호주와 '복병' 아랍에미레이트(UAE)의 4강전을 통해 가려진다. 막강한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한 호주의 결승행이 점쳐진다. 호주는 이번 대회 4경기서 10골 2실점했다. 막강 화력이다. 매 경기 2골 이상씩 넣고 있다.
한국 축구의 비원이었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서는 수비 안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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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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