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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쎄시봉’, 왕년의 유신 정권 우회적으로 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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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범석 기자] 영화 ‘쎄시봉’(김현석 감독)이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유신 폭압 정치를 디스하는 듯한 내용과 장면을 담고 있어 논란이 예고된다.

 통행금지, 미니스커트 단속을 비롯해 1970년대 시대상을 그린 ‘쎄시봉’은 군사 정권이 개입된 통기타 가수에 대한 대마초 표적 수사를 통해 이들의 연예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슈퍼스타였던 조영남 송창식 이장희 윤형주 등이 정권 차원의 기획 과잉 수사에 연루돼 줄줄이 고초를 겪게 된다.

극중 엄숙주의를 상징하는 수사기관은 가수와 배우 등 용의자 리스트를 만든 뒤 자백이나 직접 증거 없이 이들을 무작정 체포, 고문을 자행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과정에서 빚어지는 쎄시봉 뮤지션들 간의 배신과 균열을 보여주기 위한 갈등 구조이지만, 누구나 영화를 보다보면 ‘저 때만 해도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었다’며 씁쓸해지게 된다.

또한 감독의 의도인지 미술팀의 치밀한 고증 덕분인지 확실치 않지만, 공교롭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트윈폴리오가 음악감상실을 벗어나 첫 방송에 데뷔하는 곳이 CBS 라디오인데 주조종실 가장 높은 곳에 대통령의 근엄한 얼굴 액자가 자리한 것이다. 굳이 없어도 무방할 것 같은 장면인데 유신으로 상징되는 대통령 사진까지 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가난과 성장 콤플렉스에 가려졌던 우울하고 엄숙했던 70년대의 한 단면을 우화적으로 표현한 것 뿐”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당시 입맛에 따라 대중문화를 쥐락펴락한 권력에 대한 감독의 우회적 고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영화인은 25일 “김현석 감독이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스카우트를 연출했고, 공동경비구역 JSA의 각본을 썼을 만큼 시대 의식이 있는데 쎄시봉의 이런 이야기와 그림이 우연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감독도 “드라마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감독이 당시 무소불위 권력과 폭압 정치를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윤형주 송창식으로 이뤄진 트윈폴리오의 결성 비화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했던 남자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쎄시봉’은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으로 다음달 5일 개봉한다.
bskim0129@gmail.com
<사진> 쎄시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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