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비열한거리’ 그리고 ‘강남1970’..믿고보는 유하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1.27 08: 33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비열한 거리’ 그리고 이번 ‘강남 1970’까지. 이쯤되면 ‘믿고 보는 유하 감독’이라는 말이 나올 듯 싶다.
1970년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다룬 ‘강남 1970’이 유하 감독의 장기를 다시금 확인하며 연일 흥행하고 있는 것.
시대의 정신과 풍경을 언어로 포착해냈던 시인 유하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로 데뷔, 두 번째 작품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선 결혼과 동거에 대한 도발적인 시선을 보여줬다.

자신이 지나온 엄혹한 고교시절을 기초로 한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폭력의 시대를 영화적 향수의 대상으로 극화해 낸 그는 ‘비열한 거리’로 스타일이 앞서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인 한국형 느와르를 선보였다.
그랬던 그가 이번 ‘강남 1970’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영화적 발원지인 강남과 1970년대로 눈을 돌렸다. 유하 감독은 꿈을 향해 도약했던 청춘들이 결국 그들이 선 거리가 욕망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비열한 거리 였음을 깨닫게 되는 비극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거리 3부작에 대해 ‘말죽거리 잔혹사’가 제도 교육이 어떻게 폭력을 만들어 내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비열한 거리’는 돈이 어떻게 폭력성을 소비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강남 1970’은 권력이 폭력을 소비하는 이야기를 다룬다고 자평하며 세 작품 모두 거리에서 배회하는 뒤틀린 폭력적인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리 3부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강남 1970’은 지난 21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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