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만능형 외야수 사공엽 "주특기는 방망이"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28 06: 16

두산 베어스의 주전 중견수 정수빈(25)은 지난해 신인 2차지명이 있던 8월까지만 하더라도 군 입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팀은 새로운 주전 중견수는 물론 백업도 확보해야 했다.
이미 1차지명에서 우완투수 남경호를 지명한 두산은 2차 1라운드에 다시 우완투수 채지선, 2라운드에 내야수 김민혁을 뽑더니 3라운드 들어 장충고-고려대 출신 외야수 사공엽을 호명했다. 정수빈의 빈자리를 일부분이라도 메울 수 있는 자원을 하나 더 늘린 것이었다. 이에 대해 사공엽은 “대학 야수 중 처음으로 지명됐는데, 기대 이상의 순번이었다”고 돌아봤다.
비록 시즌 막바지에 정수빈이 구단과 합의해 한 시즌을 더 뛰기로 하면서 기대만큼 기회를 얻기 힘들 수도 있지만, 좌절하지는 않고 있다. 승부욕이 강한 사공엽은 “두산은 외야가 좋은 팀이지만, 경쟁해서 이기고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에서 경쟁은 어렵지만 여기서 이겨낸다면 다른 팀과의 대결에서는 더 쉬울 수 있다”는 말로 의욕을 보였다.

두산 스카우트팀은 당초 사공엽을 수비가 돋보이는 선수라고 평했는데, 스스로는 오히려 공격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대학 때 주특기가 방망이였다. 4학년 때 워낙 부진해 수비가 돋보였을 뿐이다. 2학년 때 가장 좋았고, 4학년 때는 기대 이상을 해내지는 못했다. 원래 정수빈 선배님처럼 1번 같은 스타일인데, 4번을 맡다 보니 부담도 많이 됐다”는 것이 사공엽의 설명.
주루 플레이에도 능하지만 그것 역시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주루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기보다는 5툴 플레이어에 가까운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공을 맞히는 능력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었다”는 말로 사공엽은 외야수에게 필요한 모든 분야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신인임에도 대졸인 관계로 고졸 5년차와 나이가 같다.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고려대 시절 주장을 맡았을 정도로 리더십은 있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사공엽은 “퓨처스 팀에서는 중간급이다. 후배들을 이끌고 대학 생활도 해봤으니 여기서도 후배들이 잘 모르는 것들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도 전했다.
여러 이유로 신인 선수는 전지훈련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던 김태형 감독의 방침에 따라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사공엽은 오는 2월 3일부터 시작될 퓨처스 팀의 대만 전지훈련에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사공엽은 “대만 전지훈련만 바라보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배우고 느끼고 싶다. 실력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승부욕을 불태웠다.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대만 전지훈련에서 눈에 띈다면 1군의 2차 캠프지인 미야자키로 합류할 일말의 가능성도 생긴다. 지난해의 경우 김응민이 대만에 있다가 미야자키로 건너왔고, 시범경기 기간까지 김재환과 백업 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퓨처스리그에서 개막을 맞았지만 1군 데뷔도 이룬 시즌이었다.
“기회가 오면 잡는 것이 중요하다”던 사공엽은 1군 조기진입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기회는 무조건 3번 온다고 들었다.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좋은 선수, 오래 가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전상렬 코치님이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난다”며 사공엽은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항상 준비되어 있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김현수-정수빈-민병헌으로 이어지는 외야 라인을 비집고 주전 자리를 쟁취하기는 힘들지만 백업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싸움에서는 자기 장점을 살리면 살아남을 수 있다. 사공엽은 “대졸이면 2년 안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미야자키까지 갈 수 있다면 열심히 해서 눈도장을 찍고 1군에서 백업이라도 자리를 만들어가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며 반드시 1군을 향해 전진하겠다는 가시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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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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