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정진호-정수빈, 타격폼 원조 '옥신각신'(동영상)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1.29 06: 05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은 작년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타율 3할6리, 128경기 전 경기 출장이라는 훈장과 함께 만족스러운 시즌을 마쳤다.
작년 정수빈 활약의 배경에는 타격폼 수정이 있었다. 정수빈은 서건창과 꼭 닮은 타격폼으로 3할 타율을 넘겼다. 타격폼에는 저작권이 없다. 자기에게 맞는 타격폼이라면 아무런 관계가 없다. 서건창이 201안타를 친 것처럼, 정수빈도 데뷔 후 가장 많은 132안타를 때려 주전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두산에서 또 한 명이 비슷한 타격폼을 장착하고 등장했다. 바로 외야수 정진호다. 정진호는 입단 후 빠른 발과 타격재능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2년 동안 93경기에서 백업 외야수로 뛰며 타율 1할9푼1리만을 기록한 채 상무에 군입대를 했다.

정진호는 상무에서 타격에 눈을 떴다. 2014년 상무에서 퓨처스리그 83경기에 출전, 타율 3할4푼1리 3홈런 64타점으로 활약했다. 타율은 퓨처스 남부리그 2위, 타점은 최다였다.
작년 군 제대 후 마무리훈련에 합류한 정진호는 색다른 타격폼을 들고 등장했다고 한다. 서건창의 타격 준비자세와 얼핏 보면 비슷하다. 정진호는 방망이를 왼쪽 어깨에 살짝 걸치고 겨드랑이도 최대한 붙인 채 공을 기다린다.
그렇지만 정진호는 "타격폼을 따라한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건창이나 수빈이는 양발을 붙이고 무릎을 굽히는데, 난 오른발을 뒤로 뺀다"고 부인했다. 그러자 유신고 2년 후배이자 룸메이트인 정수빈은 "솔직히 날 따라한 게 맞지 않냐. 따라한 것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참조한 건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정수빈은 자신의 타격폼에 대해 "누구는 욕하기도 하는데, 난 전혀 부끄럽지 않다. 이게 나한테 맞는 타격폼이고, 올해도 다를 건 없다"고 말한다. 정작 정진호가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자 "진호 형도 진짜 고민 많이 하다가 만들어 낸 타격폼이다. 올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두산 코칭스태프는 정진호를 집중 조련하고 있다. 매일 특타를 편성, 최대한 많은 공을 보도록 배려하고 있다. 정진호는 자신의 좌우명인 '될 놈은 된다'를 오늘도 되새기면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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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리아(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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