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는 영원한 로망" 이대호 수성 선언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1.29 06: 43

'빅보이' 이대호(소프트뱅크)는 지난 시즌 내내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렸다. 거액을 받고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만큼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566타수 170안타) 19홈런 68타점 60득점을 기록했다. 언뜻 보면 준수한 성적이나 이대호는 "4번 타자로서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안 나왔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데뷔 첫 우승을 경험하며 마음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만난 이대호는 "올 시즌에도 도전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4번 타자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힌 그에게 도전의 연속이라니 그 이유가 궁금했다. "모든 게 처음이다. 감독님도 바뀌고 새로운 분위기에 다시 적응해야 한다"는 게 이대호의 말이다.

이어 그는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내가 하던 부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언제나 부상없이 시즌을 소화하는 게 나의 첫 번째 목표"라고 덧붙였다.
2012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뒤 줄곧 4번 타자로 뛰었던 이대호. 구도 기미야스 감독 체제에서도 4번 타자로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는 게 그의 각오. 이 가운데 우치카와 세이치는 "4번은 한정된 선수밖에 칠 수 없다. 나도 4번을 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감독으로부터 '너에게 맡긴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이왕이면 개막전부터 4번을 치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이에 이대호는 "나도 1번 타자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웃은 뒤 "선수마다 다 똑같다. 나도 1번 또는 2번 타자 해보고 싶다. 밀어치는 거 자신있고 팀배팅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타자라면 누구나 홈런 생산 능력이 있다면 4번 타자가 되고 싶은 로망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4번 수성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인 야후 오크돔의 펜스 높이(5.85m)는 일본 프로야구 가운데 가장 높다. 지금껏 이대호가 뛰었던 사직구장(4.8m)과 교세라 돔(4.2m)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타격할때마다 힘이 들어간 게 사실.
이대호는 김무관 SK 타격 코치와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에게서 "세게 치려고 하다 보니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 다행히도 올해부터 펜스 높이 및 거리가 조정돼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탈바꿈하고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파워를 키운 만큼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목표는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 팀이 우승하지 않을까. 이는 4번 타자로서 최소한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대호의 도전은 올 시즌에도 계속 된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