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지옥의 2000개 배팅’으로 기초 다진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2.01 06: 12

“하루에 2000개는 치는 것 같아요”.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kt 위즈 선수들의 손에는 테이핑이 감겨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상처 투성이다. 이는 하루에 2000개 가까운 배팅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서부터 배팅 훈련을 강조했던 조범현 감독은 이번에도 배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kt의 훈련 스케줄은 고정적이지 않다. 날씨 상황이나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경된다. 만약 특정일에 어떤 선수가 배팅 연습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작전 등의 훈련 대신에 배팅 훈련을 더 많이 한다. 또 신인급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한 뒤 실내 구장에서 배팅을 치기도 한다.

1월 31일도 어김없이 배팅 훈련이 이어졌다. 오전에 번트 시프트, 펑고 등 기본적인 수비 훈련이 끝난 뒤에는 고참급 선수들이 먼저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배팅 연습을 시작했다. 티배팅, 롱 티배팅과 변화구, 직구로 나뉜 피칭 머신 그리고 직접 투수가 던지는 공을 치는 프리 배팅을 이어갔다. 젊은 선수들은 비교적 일찍 식사를 하지만 고참 선수들은 이 훈련을 마치고 나서야 중식을 먹었다.
일찍 중식을 먹은 선수들은 고참급 선수들이 소화했던 훈련을 그대로 이어서 한다. 하지만 이는 메인 배팅 훈련을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 김사연은 오후 배팅 훈련이 시작되기 전 “진짜 훈련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배팅조, 작전조, 인터벌 러닝조로 나누어 훈련을 진행했다. 배팅을 치는 선수들은 오전에 이어 약 1시간가량 공을 더 쳤다.
최고참 장성호에게 얼마나 공을 치느냐 묻자 “1000개 정도 친다. 그런데 젊은 선수들은 야간 훈련까지 하면 2000개 정도를 친다”고 답했다. 웬만하면 열외는 없다. 고참 선수들도 2000개 가까이 공을 쳐 손에 상처가 선명하다. 외국인 선수 마르테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마르테는 국내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량을 소화하면서도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조 감독은 많은 배팅 훈련에 대해서 “스프링캠프에서 다들 이 정도 훈련은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호히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우리 팀은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00개 정도의 공을 치는 훈련은 타 구단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이었다. 이숭용 타격 코치는 “엄청 많은 양이다. 훈련표를 보면 알겠지만 배팅에 배정된 시간이 많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르면서도 야간 배팅 훈련을 했다. 숙소에서 합숙을 하면서 1000개의 스윙을 소화했고, 원정 경기가 있는 날에도 야간에 배팅 훈련으로 기초를 다졌다. 여기에 아침 특타조 까지 있을 정도로 배팅 훈련에 몰두했다. 김사연은 “작년에 공 10만 개 정도는 쳤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 그러나 선수들은 이 기초적인 훈련 속에 매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은 2년째 이 지옥 훈련을 견뎌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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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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