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하녀들’ 정유미, 슈퍼갑에서 졸지에 땅콩을 신세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2.01 07: 17

‘하녀들’에서 슈퍼갑이었던 정유미가 최하위층 노비로 전락했다. 슈퍼갑이 을이 되는 순간은 처절했다. 양반이었을 때는 그렇게 ‘갑질’을 하다 하녀가 된 후 노비들에게 사람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모습은 처참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하녀들’(극본 조현경, 연출 조현탁) 4회분에서는 인엽(정유미 분)은 아버지 국유(전노민 분)가 역적으로 몰려 관기로 전락한 후 병판 댁 하녀가 된 내용이 그려졌다.
인엽은 하녀로 전락하기 전까지만 해도 ‘갑질의 여왕’이었다. 하녀 단지(전소민 분)가 신었던 자신의 신을 신을 수 없다며 비단길을 깔게 했고 그 비단을 가져온 무명(오지호 분)에게 비단을 던지기까지 했던 인물이었다.

또한 인엽은 은기(김동욱 분)의 지고지순한 사랑까지 받으며 살았고 혼례를 올리고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하는 것만 남은, 앞으로 평탄하게 살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전형적인 양반집 규수인 듯 했지만 인생 최대위기가 닥쳤다.
국유가 역적으로 누명을 쓴 후 공개처형 당했고 인엽은 노비로 팔려갔다. 아버지가 죽고 하녀로 전락한 것도 모자라 은기와 결혼할 뻔한 윤옥(이시아 분)의 하녀로 일해야 하는 상황까지 닥쳤다. 인엽은 혼례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한 채 병판 댁 하녀로 갔고 윤옥의 비아냥을 들어야 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뿐 아니라 인엽은 자신이 단지에게 했던 그대로 단지에게 당했다. 단지는 하녀로 온 인엽의 신을 신고 또 비단길을 깔아 인엽을 곤란하게 하고는 뺨까지 때렸다. 갑작스러운 신분 변화에 인엽에게 희망은 없어 보였다. 인엽은 도망갔다가 무명에게 잡혀 병판 댁으로 가면서 결국 물 속에 뛰어들어 죽으려고 했다.
하지만 인엽에게 죽음도 허락되지 않았다. 다시 병판 댁으로 간 인엽은 지하에 갇혔고 무명에게 죽여 달라고 애원했지만 이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인엽은 무명이 가져다 준 돼지죽에서 냄새가 나는 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먹기까지 했다. 참으로 처참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좋은 것만 입고 먹고, 가장 화려한 가마에 탔던 양반이었지만 노비도 안 먹는 돼지죽을 먹어야 하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갑질의 여왕’이었지만 한순간에 노비로 전락한 인엽의 상황은 안타깝기만 했다. 아버지까지 역적으로 몰려 사지가 찢기는 처형을 당하는 걸 직접 봤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갑에서 을의 자리로 떨어진 인엽. 인엽이 더욱 처절하게 느껴진 건 정유미의 연기력도 한 몫 했다. 양반 앞에서도 당당했던 인엽부터 노비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인엽까지 극과 극의 상황을 달리는 캐릭터의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을 섬세하게 짚어가며 표현, 인엽의 처절함이 그대로 느껴질 만큼 열연을 펼쳤다.
정유미는 2010년 드라마 ‘동이’ 이후 4년여 만에 사극 출연이지만 양반집 규수에서 하녀까지 극으로 치닫는 상황과 인엽 캐릭터에 빙의, 탁월하게 소화해냈다. 인엽이 복수를 다짐한 가운데 정유미가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인엽 캐릭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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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하녀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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