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종' 박민우 "신인왕 만족 못해…여전히 부족"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2.02 05: 57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22)는 천재형 선수다. 휘문고 시절을 돌이켜보며 본인 스스로도 "열심히 안 했던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다. 그렇지만 이 선수, 지금은 누구보다도 독종이다. 작년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겨우내 방망이를 돌렸다.
박민우는 NC 다이노스의 첫 신인 드래프트 출신이다. 2011년 열린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서 호명 된 박민우는 프로입단 뒤 착실하게 성장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란 서울사람 박민우지만 이제는 마산이 더 친숙하다고 한다. 부모님도 서울에서 하던 가업을 정리하고 마산으로 내려 와 박민우와 함께 살고 있다.
천부적인 야구센스를 타고 난 박민우는 NC의 1군 첫 해였던 2013년 시련을 마주한다. 개막전에서 선발로 출전하는 등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타격부진과 실책을 저지른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3개월 넘게 퓨처스리그에서만 뛰다가 7월 1군에 다시 복귀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시즌 막판 가능성을 보여주며 2013년은 32경기 타율 2할6푼8리 9도루 6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2014년, 박민우는 폭발했다. 팀의 주전 리드오프 2루수로 자리잡으며 118경기 타율 2할9푼8리 50도루 40타점 87득점으로 맹활약을 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3할대 중반 타율을 고수하며 1998년 강동우 이후 첫 신인 3할까지 바라봤지만 후반기 부상과 체력저하로 고생하며 3할 선이 무너진 게 아까웠다. 그래도 박민우가 2014년 신인왕을 수상한 것에 이견을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훌륭한 시즌을 보낸 박민우지만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신인왕을 탔다고 해서 스스로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전히 보완할 점이 많다는 뜻이다. "주위에서 '신인이 그 정도면 충분히 잘했다'고 말하는데, 내 기준으로는 아니다. 신인이라고 해서 적당히 하고 잘했다고 이야기 듣는 건 좋지 않다. 신인도 충분히 (선배들보다) 잘할 수 있다. 물론 경험의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작년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기에 박민우는 지금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애리조나 투산 캠프에서 박민우는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중이다. 작년 준 플레이오프가 끝난 직후 오른손 엄지 인대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아직 무리한 훈련은 피하고 있다. 박민우는 "내 생각만 하면 타격이랑 수비훈련 전부 다 하고 싶지만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닌데 무리했다가는 오히려 분위기만 흐릴 수 있어서 참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타격훈련은 아직 못하고 있지만 티배팅은 큰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개막전에 맞추는 건 큰 무리가 없다.
박민우는 작년 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자마자 곧바로 인대수술을 받았다. 시즌 중 그라운드에 손을 잘못짚어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지만 물리치료만 받고 꾹 참을 정도로 독종이다. 박민우는 "아팠지만 수술로 시즌 중간에 빠질 수 없었다. 어떻게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라는 생각에 참고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일반인이었으면 곧바로 수술을 했을 부상이었지만, 박민우는 팀 그리고 자신을 위해 꾹 참고 시즌을 마쳤다. 그는 "모두 다 트레이너 분들 덕분이다. 나를 위해 정말 많은 수고를 해 주셨다. 신인왕 소감 때 깜박잊고 감사인사를 드리지 못했는데, 이 기회를 빌어 다시 말하고 싶다"고 했다.
박민우 이야기를 하면서 작년 준 플레이오프를 빼놓을 수 없다. 시리즈 시작에 앞서 "하나도 안 떨린다"고 말했던 박민우지만 시리즈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다.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고, 사람들은 '천하의 박민우도 긴장하더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박민우는 "정말로 안 떨렸었다. 심장이 쿵쾅거려야 떨리는건데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 지금도 실책 장면은 잊을 수 없는데, 무엇과도 못 바꿀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우는 올해 성적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 아직 주전으로 뛸지도 모르는데 성적 이야기를 하는 건 이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민우는 "아직 난 주전자리가 보장된 게 아니다. 일단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이번 캠프에서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는 게 먼저다. 지금은 재활 마무리를 잘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다시 한 번 힘줘 말했다.
cleanupp@osen.co.kr
투산(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