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빛나거나' 장혁, '추노'로 오해해서 미안해요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2.11 08: 42

장혁이 또 '추노' 같은 드라마를 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달랐다.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장혁은 '추노' 대길이와는 다른 사극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장혁은 극 중 불운의 황자 왕소 역으로 열연 중이다. 신분은 황자이나 그의 옷차림은 여전히 대길이다. 왕식렴(이덕화 분)과 대립하며 대의를 이루기 위해 신율(오연서 분)의 청해상단에서 한낱 칼잡이 소소로 위장 중이기 때문. 거기다 마치 대길이 같은 헤어스타일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왕소는 대길과는 다르다. 일단 그는 철저히 이중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데, 여기서 코믹과 멜로를 오가는 극과 극의 상황이 펼쳐진다. 왕소가 표면적으로는 술이나 마시는 한량 황자이지만 사실은 조의선인의 우두머리인 것처럼, 이를 연기하는 장혁 또한 한 작품에서 마치 두 사람 같은 한사람을 연기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장혁의 내공은 여기서 드러난다. 그는 코믹이 강조돼왔던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그의 전작 '운명처럼 널 사랑해'처럼 마치 코믹 연기 맞춤 배우로 비춰졌다. 화통한 웃음, 아무나 하지 못하는 능청과 너스레 등이 그 증거였다. 그리고 점차 왕소의 대의가 드러나고 신율과의 로맨스가 깊어짐에 따라 이번엔 또 사극전문배우로 거듭났다. 거기다 액션까지 더해지니 장혁의 특기는 하나 더 추가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8회는 장혁의 이러한 다양한 면모가 잘 드러난 회차였다. 왕소는 신율을 위해 칼까지 맞으며 목숨을 던졌다. 여전히 신율이 남자인줄로만 아는 왕소는 브로맨스와 로맨스를 넘나들었다. 이를 연기한 장혁은 한 회 내내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지함을 보여줬다. 거기다 액션신이 곁들여지니,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또다른 왕소 그리고 또 다른 장혁의 모습이 잘 표현된 한 회였다.
물론 그의 연기가 마치 '추노'를 떠올리게 한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이 전에는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사극버전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럼에도 장혁은 장혁이다. 장혁의 외모, 목소리는 그대로인데 전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그가 한 드라마 안에서 이 모든 연기를 소화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대길이와 이건을 섞어놓은, 새로운 왕소가 됐다. 그리고 그는 당연하다는 듯 모두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이야기가 초반 코믹에서 멜로에 더욱 무게를 두며 이제는 멜로배우 장혁의 면모가 더욱 강조될 전망.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상승세와 더불어 장혁의 상승세 또한 기대를 모은다.
한편,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저주받았다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했던 불운한 황자와 다른 나라의 빛이 될 운명 때문에 죽음을 마주해야했던 망국 공주의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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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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