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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차가 말한다 “당신의 경제운전 지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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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자동차 연비는 일반적으로 차가 막히지 않는 도로를 경제속도로 달릴 때 가장 높게 나온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차량에 이르면 이 공식은 달라진다. 

출근길 정체가 극심한 월요일 오전, 경기 고양시에서 자유로를 이용해 서울 합정동으로 출근하는 경우를 보자. 고양시 구간을 90km/h 전후의 속도로 신나게 달려 오지만 난지도 부근에서 이미 길은 막히기 시작한다. 교통방송에서 익히 들었던 표현대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그러나 시원스레 뚫린 자유로와 곧바로 이어지는 정체도로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다.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한 최근의 어느 월요일 오전. 자유로 끝자락에서 출발해 서울 합정동까지 1시간 여를 달려 얻은 트립상 연비는 18.8km/l. 수도권 월요일 출근 길에서 이 같은 연비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매우 고무적이었다.

태생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은 고속도로 구간과 지-정체 구간이 섞여 있을 때 최상의 효과를 낸다. 설 명절 귀성길이나 귀경길에 이 차량을 이용했다면 ‘하이브리드 효과’를 제대로 체감했을 터다.

그러나 이 같은 연비는 ‘고속’과 ‘정체’ 구간이 적절히 조합 된 구간에서만 얻을 수 있었다. 고속 구간만 달린다든지, 신호가 많은 시내구간만 달려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제원상 연비인18.2km/ℓ(16인치 타이어 장착 시, 17인치 타이어는 17.7km/ℓ)를 얻어 내기가 쉽지 않았다. 평소 차량을 이용하는 방식을 고려해 구매를 결정하는 게 좋을 듯하다. 얼마간의 고속구간과 얼마간의 정체 구간을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수도권 출퇴근족에게는 분명 쓸모가 있어 보인다.

차체가 주는 안정감은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의 가솔린 모델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나무랄 데가 없었다. 초고장력 강판 사용 비율 51%, 핫스템핑 공법 적용 같은 설명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딴딴해진 하체가 느껴진다.
 
동력성능은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다. 요조숙녀 같은 전기모터에서, 듬직한 ‘누우 2.0 GDI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그리고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의 동력을 풀가동하는 스포츠모드까지 필요에 따라 변신이 자유롭다.

다만 변신의 과정이 순탄하지 못하다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기존 출력 대비 8.6% 향상된 38kw급 하드타입 전기모터에서 가솔린 엔진으로 전환 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둔감한 운전자도 알만한 변속 충격이 특정 조건에서 느껴졌다.

계기반에는 익숙한 RPM 대신 ‘파워 게이지’가 설치 돼 있는데 에너지 사용량 제로(0) 이하의 구간에서는 차량의 운동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충전 되는 것을 뜻하고, 제로에서 40%까지가 에코(eco) 운전 구간이다. 실제 운전에서는 20%의 에너지 사용만으로도 시속 110~120km 운전이 가능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브레이크 페달은 발전기를 시작버튼이다. 발전기를 돌리는 부화로 제동력을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밀린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이 느낌이 없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움’에 상당히 근접해 있었다.

하이브리드는 주행 중에 엑셀 페달에서 발을 뗄 때도 발전기가 가동 된다. 발전기가 가동 된다는 얘기는 곧 제동이 시작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관성 주행’ 거리가 일반 차량에 비해 짧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이 점에 착안해 ‘관성 주행 안내’ 기능을 개발해 심었다.
 
‘관성 주행 안내’는 내비게이션이 전방의 상황을 예측해 톨게이트나 진행 방향 전환 같이 속도를 줄여야 하는 구간이 나타나면 ‘가속페달을 해제하라’는 메시지를 준다.

사실 이 기능이 연비 운전에 대단히 쓸모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운전자에게 “이 차는 낭비 되는 에너지를 최대한 아꼈다 다시 쓰는 하이브리드 입니다”는 인식을 반복해 심어주는 학습효과는 있었다. 

계기반에 운전자의 운전모드를 분석해 보여주는 메시지도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다. 일정 거리를 운전하고 나면 운전자의 운전스타일을 ‘경제 운전 60%’ ‘보통운전 30%’ ‘비경제 운전 10%’ 하는 식으로 분석해 준다. 학창시절 시험 성적표를 받아보는 것처럼 ‘경제 운전’ 비율에 마음이 쓰인다. 
 
분명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인데 연료 게이지의 바늘이 떨어지는 체감 속도는 가솔린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름 탱크가 가솔린 모델이 70L인데 비해 하이브리드 모델은 60L로 10L가 작기 때문이다. 배터리 무게가 더 실린만큼 연료 탱크를 줄여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 차량에 갖는 궁금증 하나. 배터리가 소모품 아니냐는 의문이다. 기껏 연료비를 아껴봤자 배터리를 새 것으로 갈고 나면 말짱 도루묵 아니냐는 우려다.
 
여기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대답은 이렇다. “축전지의 보증기간은 10년 20만km이지만 사실상 30년 이상을 사용해도 교체할 일이 없을 정도로 내구연한이 높다”였다. 보증 기간 이후 배터리를 교체할 경우 축전지의 현재가격은 182만 원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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