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 통신]가슴 졸여야 했던 류현진 조퇴소식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2.26 06: 00

[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여느 때와 다름 없는 시작이었다. 2월 26일(이하 한국시간)  아침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렌치 클럽하우스에서 마주친 LA 다저스 류현진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전날 빙부상을 당해  일시 귀국길에 오른 MBC 허구연 해설위원의 근황을 전한 뒤에는 예의 “어제 (불펜에서)던졌는데 괜찮죠”하는 말도 건네지 않았다. 간만에 한국 취재진도 없고 모처럼 편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단 미팅 후 돈 매팅리 감독과 인터뷰 하는 자리에서 가슴철렁하는 말을 들었다. 현지 기자가 “어제 첫 불펜 피칭을 한 잭 그레인키는 어떠냐”는 질문에 매팅리 감독이 “좋다”고 할 때 까지는 별 문제 없었다. 하지만 그레인키에 대해 언급했던 매팅리 감독이 곧바로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류현진이 어제와 오늘 등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오늘 훈련은 쉴 것이다. 오래 끄는 증상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다른 선수들의 훈련, 특히 이날 불펜 피칭이 예정 돼 있던 클레이튼 커쇼를 포기하고 클럽하우스 선수 출구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
한 시간 남짓,  트레이너로부터 마사지를 받은 류현진이 통역 김태형 씨와 함께 귀가하기 위해 나왔다. 표정을 살폈다. 아침과 다를 것이 없다. 큰 일은 아닌 것 같다 싶어 “매팅리 감독이 이러이러한 말을 했다. 괜찮은 거냐”는 질문부터 들어갔다.
다행히 크게 아픈 것도 아니고 전날 불펜 피칭 직후부터 불편해 쉬어주는 것이라 했다. 김태형 씨가 “예방적 차원에서 쉬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표현했고 류현진도 이에 동의했다. “내일 훈련에는 참가하는 거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현지 기자들도 매팅리 감독의 말을 들은 후 트윗으로 보도로 소식을 이미 알렸다고 하자 “그래요?”라며 다소 놀랍다는 표정을 지은 류현진은 차에 올랐다.
내일 보자는 인사 속에 다시 웃음을 보였다. “그럼 부상이라고 쓰면 틀린 거네”라는 대답에 동의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그래도 편안한 마음으로 귀가를 지켜 볼 수 있었다. 짧았지만 마음이 무거웠던 시간들이 그렇게 지났다.
류현진은 올 시즌 200이닝 투구 목표를 세우고 일찍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스스로도 “200이닝을 던지려면 부상이 없어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1월부터 LG 트윈스 전지훈련에 합류해 열심히 몸 다듬기에 들어간 것도 부상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런 판국에 메이저리그 진출 3시즌 만에 ‘불편함을 느껴 하루 훈련을 쉰다’는 매팅리 감독의 말은 무거운 납덩이 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말을 들어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번 일을 액땜이라 생각하고 탈 없이 올 시즌을 보내기 바란다.  
nangapa@osen.co.kr
25일(한국시간) LA 다저스 캠프 두 번째 불펜 피칭에 임하던 류현진의 모습. 이날 45개를 던진 뒤 등에 불편한 증세를 느껴 26일 훈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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