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근성-스피드'...윤경신호가 기대되는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2.27 05: 05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젊음', '근성', '스피드' 세 가지 키워드를 앞세워 부활을 꿈꾸고 있다.
윤경신(42)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지난 26일 오후 강원도 삼척시 당저동에 위치한 삼척고등학교체육관에서 첫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의 각오 만큼이나 훈련 열기도 뜨거웠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약 2시간 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윤경신호가 내세우는 키워드는 총 세 가지다. 한국 핸드볼의 강점으로 꼽혔던 스피드와 근성에 젊음을 더했다. 남자 대표팀의 부활을 이끌 사령탑으로 낙점된 '레전드' 윤경신 감독은 "감독 부임 이후 첫 시작인데 아시안게임 이후 침체돼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선수들에게서 희망을 봤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근성 있는 플레이로 윤 감독의 마음을 흡족케 했다. 뜀박질과 패스, 슈팅 훈련이 쉼 없이 이어지는 동안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각오가 엿보였다. 기합 소리도 체육관을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화이팅 넘쳤다.
윤 감독은 "빠른 스피드와 근성 있는 팀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간 리더십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체육관에서는 호랑이, 사적으로는 형님이 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몫이다. 체육관에서는 좋은 형님 리더십을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호랑이 선생님의 혹독한 훈련을 예고했다.
윤 감독은 지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2 런던올림픽까지 총 5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남자 핸드볼의 전설이다. 이제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감회가 새롭다. 코트에 뛰면서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지도자로서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다"는 윤 감독은 "대한민국 핸드볼을 걸고 나름대로 노하우을 활용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윤 감독은 고교생 2명을 깜짝 발탁하면서 전면적인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막내' 김연빈(부천공고)과 박재용(이상 18, 대전대성고)이 주인공이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의 평균연령은 26.9세로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29.8세)에 비해 2.9세나 낮아졌다. 2016 리우올림픽은 물론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포석이다.
윤 감독은 "장기적으로 1~2년이 아닌 3~4년, 나아가 5년까지 생각했다. 지금보다 더 젊어질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만큼 기회를 줄 것"이라며 "꿈나무로서 다른 고등학교 선수들도 본을 받아서 '내 친구도 대표 선수가 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아직 부족한 면이 있지만 몇 년 후면 대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세대 교체가 많이 된 상태라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잡지는 못할 것이다. 다음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우올림픽 예선전도 포기한 게 아니다. 기존 선수와 새로운 선수들과 합심해서 예선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주장' 정의경(30, 두산)은 "대표팀의 평균 연령이 낮아진 만큼 패기도 있고 분위기도 활기차다. 서로 모르는 점이 많은데 앞으로 훈련을 통해 하나가 된다면 중요한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침체기에 빠졌던 한국 남자 핸드볼이 '전설' 윤경신 신임 사령탑의 세 가지 키워드와 함께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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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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