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가득한 두 고교생의 태극마크 적응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2.27 05: 00

윤경신호가 힘찬 닻을 올렸다. '고교생 막내' 김연빈(부천공고)과 박재용(이상 18, 대전대성고)도 순조로운 태극마크 적응기를 끝냈다.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새 사령탑과 선수 구성 이후 첫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윤경신(42)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지난 26일 오후 강원도 삼척시 당저동에 위치한 삼척고등학교체육관에서 출범 이후 첫 훈련에 임했다. 선수들의 각오 만큼이나 훈련 열기도 뜨거웠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약 2시간 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지난 6일 출범한 윤경신호의 키워드는 '젊음'이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의 평균연령은 26.9세로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29.8세)에 비해 2.9세나 낮아졌다. 2016 리우올림픽은 물론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포석이다.

형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 유독 눈을 반짝거린 두 명의 고교생이 눈에 띄었다. 세대교체의 주인공인 김연빈과 박재용이다. 대표팀 최고참인 임덕준(35)과 17살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젊다.
윤 감독은 "장기적으로 1~2년이 아닌 3~4년, 나아가 5년까지 생각했다. 지금보다 더 젊어질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만큼 기회를 줄 것"이라며 "꿈나무로서 다른 고등학교 선수들도 본을 받아서 '내 친구도 대표 선수가 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아직 부족한 면이 있지만 몇 년 후면 대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첫 훈련을 마친 둘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김연빈은 "애매한 게 삼촌이라고 해야 할지 혹은 형이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형이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각오를 한다고 했는데 그 이상으로 힘들었다. 더 각오를 하고 왔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팀서 많이 배워가야 한다고 다짐하고 왔는데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앞으로 훈련을 통해 많이 배우고 가야 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박재용은 "다른 선수들보다 신체 조건이 좋아서 윤 감독님이 한 번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이면서도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들어왔다고 해서 자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재용은 대성고 감독님으로부터 대표팀 발탁 소식을 처음 전해 듣고 "순간 멍했다. 그간 원했던 꿈을 이룬 게 좋기도 하고 걱정도 됐다"며 당시의 떨림을 회상했다.
낯선 공간에 떨어진 김연빈과 박재용은 함께라 외롭지 않다. 김연빈은 "나 혼자 왔으면 심부름이나 빨래를 혼자해야 했지만 재용이가 있어 같이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자 박재용도 "연빈이와는 연령별 대표팀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때를 제외하고 3번 정도 같이 했다. 그래서 의지가 된다"고 화답했다.
둘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응시하고 있다. 김연빈의 아버지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 김만호 경희대 감독이다. 김연빈은 "지금 많이 부족하지만 아버지의 반이라도 따라가자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던졌다. 박재용은 "형들과 직접 훈련을 해보니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가족처럼 대해줘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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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빈(위)-박재용 / 삼척=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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