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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삼시세끼', '참바다'씨 유머는 '차줌마'의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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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유진 기자] 참 맛있다. ‘차줌마’의 화려한 요리처럼 모두의 군침을 돌게 하진 못하지만, 맛보면 맛볼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만재도 바깥양반 ‘참바다’ 유해진의 유머가 그랬다.

유해진은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손호준과 함께 차승원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지켜냈다.

이날 차승원은 딸의 생일을 챙겨주기 위해 1박2일간 외출을 떠났다. 잠시지만 두 사람만 남겨두고 섬을 떠나는 차승원의 마음은 여행가는 엄마의 마음이었다. 그는 혹시 먹을 것이 없을까 두 사람을 위해 반찬으로 겉절이를 대량으로 만들어뒀고, 손호준에게 조리법부터 재료 사용까지 하나하나 가르치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늘 뚝딱뚝딱 뛰어난 요리 솜씨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차승원의 부재는 걱정을 자아낼 만 했다. 비단 유해진-손호준의 끼니 걱정이 아니었다. 일각에선 ‘삼시세끼-어촌편’의 백미인 차승원표 요리가 없으면 혹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유해진과 손호준은 차승원 없이도 의외로 만재도 생활을 잘 해냈다. 요리만큼 재미를 주는 요소도 있었다. 아내가 떠난 집에 남아 자유를 만끽하며 한껏 흥이 오른 남편 유해진의 유머였다.

유해진은 그간 깨알 같은 유머 감각으로 만재도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그런 그의 유머 감각은 차승원이 폭풍 같은 잔소리와 걱정을 쏟아내며 배를 타고 떠나는 순간부터 폭발했다. 배 위에 탄 차승원의 잔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오랜만에 휴가다"라며 후련해 하는 모습은 잔잔하게 웃긴 ‘만재도 참바다쇼’의 시작이었다.

엄마의 압박이 없는(?) 고요한 만재도 집에서 한숨 푹 잔 유해진과 손호준은 함께 저녁 식사거리를 구하기 위해 통발을 확인하러 갔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두 사람에게 좋은 식재료가 나타났다. 통발에 노래미 몇 마리가 잡혀 있었던 것. 생선 손질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유해진은 “회 비빔밥을 해 먹을까?”라고 말하면서도 회 손질을 걱정했다.

이 과정에서 유해진과 손호준의 대화는 마치 느와르 영화 속 킬러들의 대화처럼 그려졌다. “너 죽이는 것까지 할 수 있어? 그 다음부터 내가 할게”(유해진), “죽이는 게 자신이 없어요”(손호준), “죽이는 게 자신이 없으니까 담아서 가져가자. 계속 바깥에 두자. 자연사하게. 우리 (차승원)보란 듯이 잘 살아보자. 내가 내장은 발라볼게”(유해진)라고 주고받는 말은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생선을 죽이지 못해 자연사를 시키자는 유해진의 발상이 재미를 줬다.

얼렁뚱땅 의외로 맛있었던 식사를 마치고 난 후, 유해진은 손호준이 낮잠을 자는 동안 빵을 만들어뒀다고 말해 그를 놀라게 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따뜻한 빵을 기대하며 만재도 오븐 속을 본 손호준은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빵의 정체는 유해진이 제작진에게 얻은 초코과자였던 것. 유해진식의 깨알 장난이 다시 한 번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유해진과 손호준은 맥주 한 잔을 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오늘은 차분하게 (지내보자)”며 손호준과 이야기를 나누던 유해진은 음악을 틀어놓고, 피아노와 기타 치는 시늉을 하는 등 흥겨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타를 칠 줄 아느냐”는 손호준의 말에 “아니 시늉만 하는 거다. 산체한테 배웠다”며 앞발로 몸을 긁는 산체 흉내를 내 손호준을 폭소케 했다.

이어 기분이 좋아 보이는 유해진에게 손호준은 “선배님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이신다”고 말했고 유해진은 강하게 긍정하며 “차(승원)에겐 미안하지만 난 너무 좋다. 대학 후배와 어디 온 느낌이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물때를 확인한 후 ‘때가 너무 늦었다는데’라는 가사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자 “저기 때가 늦었다는 거에서 때는 나는 물 때라고 들린다”며 “저건 감성돔이 부르는 노래다. 때가 너무 늦었다는 걸, 자길 낚기엔 때가 늦었다는 거지”라고 말하는 유해진의 유머는 다시 한 번 손호준을 폭소케 했다.

이처럼 '차줌마' 요리가 빠진 자리를 넉넉하고도 유쾌하게 채운 것은 '참바다'씨의 유머 감각이었다. 빼어난 맛은 아니어도 웃음을 별미로 즐겁게 자유시간을 보낸 만재도 부자(父子)의 두 끼는 '삼시세끼-어촌편'이 만든 또 하나의 추억이었다.

한편 '삼시세끼-어촌편'은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를 낯설고 한적한 시골에서 손수 해 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삼시세끼'의 스핀오프 버전이다. 강원도 정선에서 섬마을 만재도로 무대를 옮겼다.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45분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삼시세끼-어촌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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