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윤석민의 유격수 준비는 '진인사 대천명'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3.01 08: 07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윤석민(30)은 요즘 팀내 가장 핫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말 팀의 주전 유격수 강정호(28)가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한 후보 중 우선 순위로 염경엽 감독에게 낙점됐다. 지난해 1루와 3루 백업으로 경기에 출장했던 그는 난생 처음으로 나서야 하는 유격수 준비에 여념이 없다.
"날씬해졌다"는 이야기에 "살은 안 빠졌다"고 이야기한 그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훨씬 몸이 홀쭉해진 모습이었다. 지난달 28일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윤석민은 "몸무게를 잘 안재봐서 모르겠는데 몸은 가벼워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날씬해지기도 유격수 준비를 위한 과정이다. 원래 그가 가지고 있던 덩치 큰 몸으로는 수비 범위가 넓은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 윤석민은 스스로도 "가벼워지긴 했지만 아직 유격수의 몸은 아닌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처음 염 감독이 윤석민에게 유격수 전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곧 "잘하면 나에겐 기회겠다"로 바뀌었다. 윤석민은 "이번이 나에겐 주전이 될 수 있는 기회다. 해볼 때까지 해보고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캠프에서는 그래서 원없이 수비 연습에 매진했다. 매일 홍원기 수비코치와 유격수 수비에 매달렸다. 그는 "캠프 초반에는 유격수 자세도 안나왔던 제가 이제 조금씩 자세가 잡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씩 자신감이 붙는다. 경기에 더 나가다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수비 이야기 도중 "삼성전에서 그 타구를 잡았으면 자신감이 업그레이드됐을텐데"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26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윤석민의 4회 무사 1루에서 박해민의 강한 타구에 몸을 날렸으나 공이 글러브를 맞고 튀었다. 윤석민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제가 시범경기 때까지 할 수 있는 대로 하면 나머지는 감독님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예년과 다르게 타격 연습에는 큰 신경도 쓰지 못했을 만큼 유격수 자리는 그에게 큰 책임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 팀의 내야 살림을 좌우하는 유격수. 윤석민이 자신에게 다가온 이 기회를 잘 잡을 수 있을까. 그는 "해볼 때까지 해보겠다. 열심히라도 안하면 나중에 후회가 남을 것"이라며 올 시즌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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