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트레이드 시장, 치열한 물밑 접촉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3.02 05: 58

올해 미국 애리조나에 둥지를 튼 구단은 모두 5개다. 짧게는 5분, 길게는 2시간 거리에 있는 각 구단 감독들은 종종 다른 팀 감독을 찾아 인사를 나눴다. 가볍게 인사만 하고 넘어가기도 했지만, 전력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모 구단 감독은 "우리끼리 트레이드 카드라도 맞춰보자"라고 나서기도 했다.
KBO 리그에서 트레이드는 흔한 일이 아니다. 선수층이 얇은데다가 각 구단들이 부메랑을 두려워해 주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트레이드는 한화가 보상선수로 삼성에 간 정현석을 다시 현금을 지불하고 데려온 것이었다.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트레이드가 아니라 난감한 처지에 놓인 정현석을 구제하기 위한 한화의 의리였다.
그래도 감독들은 계속해서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다. 특히 전력 퍼즐을 맞춰가는 시기인 비시즌은 트레이드 논의가 활발하다. 캠프장에서 만난 감독들의 대화에서 트레이드가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만 하더라도 몇몇 감독들은 트레이드 논의를 했지만 가볍게 상대 의중을 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작년만 하더라도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트레이드가 적지 않다. 지방 A구단은 B구단으로부터 20대 군필 야수를 영입하고자 공을 들였다. B구단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A구단이 처음 제시했던 선수 대신 좌타 외야수 혹은 우완 강속구투수를 요구했고 A구단은 장고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없던 일이 됐다.
C구단은 시즌종료 후 가장 적극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나섰다. 주전과 백업간의 전력차가 큰 C구단은 상위지명 유망주를 앞세웠지만 결국 카드를 맞추지는 못했다. 나머지 9개 구단들이 C구단으로부터 날아올지도 모를 부메랑을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처럼 트레이드는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되는 게 적지 않다. 감독 선에서 합의한다 하더라도 구단이 제동을 거는 경우가 적지 않고, 구단끼리 합의가 끝났다 하더라도 외부에 말이 새어 나가면 없던 일이 된다. 때로는 그룹 차원에서 특정선수를 트레이드 불가 자원으로 묶기도 한다.
그래도 야구계에서는 정규시즌 시작에 앞서 트레이드가 성사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해설위원은 "성사 직전인 트레이드 카드가 3~4건 정도 된다고 들었다. 이중에 얼마나 실제로 이뤄질지는 알 수 없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단들이 있기 때문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트레이드는 가장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는 즉효약이다. 가끔 부작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잘만 활용한다면 당장 눈에 띄게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 때문에 지금도 10개 구단들은 트레이드 시장에 문을 열어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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