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코빅’ 황제성, 미워할 수 없는 마성의 변태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3.02 09: 30

황제성의 물오른 연기력이 일요일 저녁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코빅’)의 인기 코너를 이끄는 황제성의 능청 연기는 센 캐릭터에 현실감을 부여하며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황제성은 현재 ‘코미디 빅리그’의 ‘깝스’와 ‘오춘기’에서 활약 중. 먼저 ‘깝스’에서 국제경찰로 분하고 있는 그는 서투른 한국어에 감춰진 구수한 한국말을 내뱉으며 웃음을 유발한다. 과장된 가발과 수염으로 분장한 그는 ‘한국어 첫걸음’ 책을 가지고 무대에 등장, 한국말을 할 줄 아느냐는 질문에 “할머니가 한국분이십니다”라고 말문을 연다.
특히 “애미야, 시키면 대답만 하지 말고 좀 움직여라. 친정에서 그렇게 배웠냐”, “니들은 쓸데없이 금슬만 좋아. 남편 잡아먹을 상이야”라는 막장 드라마 대사를 어눌하게 내뱉어 웃음을 안기고, ‘외로움을 달래드립니다’, ‘혼자 왔다 둘이 나갑니다’ 등의 출처가 의심스러운 한국어는 원어민 수준으로 읊는 그의 능청 연기는 리듬감 넘쳐 보는 이를 빠져들게 한다.

외국인 개인기는 큰 웃음을 보장하기 때문에 그간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반복돼 왔다. 이는 전문 개그맨이 아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배우들도 심심치 않게 선보이는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그만큼 흔하고 새롭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황제성은 어눌한 한국어에 막장 시어머니, 또 유혹에 약한 캐릭터 등을 결합, 이를 다른 방향으로 풀어내 어눌하기 때문에 순수해 보이는 면을 이용한 다양한 웃음 포인트로 그의 개그를 풍성하게 한다.
‘오춘기’에서는 귀여운 변태로 분한다. 친구 누나인 장도연을 향한 야릇한 판타지로 가득한 황제성의 눈빛은 대놓고 그를 훑거나 그의 체취가 묻은 물건에 탐을 내지만, 곧장 장도연에 속내를 들켜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는 연약한 모습으로 좌중을 폭소케 한다. 또 장도연의 글래머 친구 이은지의 등장에 한층 더 설레어 하는 황제성은 장도연의 질투가 곁들여지며 웃음을 극대화한다.
이 같은 황제성의 변태 연기는 인기 드라마 ‘미생’의 패러디물인 신년특별기획 ‘미생물’에 고스란히 옮겨지며 큰 웃음을 안긴 바 있다. 당시 황제성은 장백기 역할로 분해 안영이(장도연 분) 주변을 떠도는 변태스러운 모습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황제성이 선보이는 두 가지의 상반된 캐릭터는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여지도 다분하지만, 황제성은 본인의 장난스러운 이미지를 녹여내 이들 캐릭터에 매력을 부여하고 있다. 센 캐릭터에 힘을 뺀 황제성의 연기력이 더해지며 균형을 잡은 이들 캐릭터는 '코빅'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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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빅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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