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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보다 과정’ 김현수, 알찬 겨울 보상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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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연습경기 맹타에는 스스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자신의 스윙이 어떤지만 체크한다.

김현수(27, 두산 베어스)가 FA 자격 취득 이전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독하게 훈련했다. 두산은 지난 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현수는 귀국하는 자리에서 “부족했던 점, 팀이 원하는 부분을 보완하려 했다. 전보다 효율적으로 운동해서 선수들의 몸이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훈련 시간은 짧아졌지만 훨씬 알차게 보냈다는 것이 김현수의 생각이다.

미야자키 캠프 당시 김현수는 “항상 얼마나 부드러운 스윙으로 공을 세게 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고민한다. 다리를 들지 않는 스윙을 지난해 8월부터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공을 좀 더 잘 볼 수 있게 됐다.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에서도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 때는 원래 다리를 안 들었는데, 김광림 코치(현 NC)님과 연습하면서 들기 시작했다. 그랬는데 코치님이 2군 감독으로 가셔서 함께 완성하지 못했다. 이제는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이 폼의 큰 단점은 없는 것 같다. 연습은 개인적으로도 많이 했는데, 실전에서 그동안 잘 활용하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과거 타이밍이 안 맞는 투수들의 공에 헛스윙이 많았던 약점이 있었다고 했는데, 당시 김광림 코치가 이를 보고 김현수에게 폼 수정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 코치가 두산의 2군 감독으로 가면서 이 타격 폼은 미완으로 남았다. 김현수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약간 후회도 남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타격에 있어 정신적으로 가장 많이 성장한 것은 2012년 후반이다. “가장 많은 발전이 있었던 시기는 2012년이다. 그때 3할을 치지 못하면서 뭘 잘못했는지 배웠다. 장점을 살릴지, 단점을 보완할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은 끝났다. 단점을 보완하려다 보니 장점을 잃는 것 같았다. 실패하면서 많이 깨달았다. 가지고 있는 것도 100%가 아닌데 단점을 왜 보완해야 하나 생각했다”며 김현수는 자신의 타격에 정신적 터닝 포인트가 됐던 때를 회상했다.

프로에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2007년, 본격적으로 스타덤에 오른 2008년도 의미가 있었지만 2012년부터 조금씩 자신만의 타격 이론을 정립한 것이 지금의 김현수를 있게 했다. 지금은 단점보다 장점을 발전시키려고 애쓰며, 하루하루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스윙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 더욱 중점을 둔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 한 시즌 전체로 보면 더 이득이 된다.

김현수는 꾸준한 성적에 비해 칭찬을 많지 못하는 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김현수는 “칭찬 받으려고 야구장에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나도 칭찬을 받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하더니 “반대로 내 스스로에게 박한 날도 있다. 마음에 드는 스윙을 해도 4타수 1안타인 날이 있는데, 그럴 때는 결과보다 스윙에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항상 결과보다는 과정이다.

어느덧 김현수는 팀 내에서 후배들을 독려하는 일까지 도맡고 있다. 민병헌, 양의지 등 중간급 선수들과 함께 주장 오재원을 돕는 것도 김현수의 몫이다. 프로에서 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정신적인 성장이 있었다. 결과보다 과정, 자신보다 팀을 생각하게 된 김현수의 알찬 겨울이 이번 시즌 어떤 결과를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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