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만재도 깔깔깔'을 아십니까? [참바다씨 특집②]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3.06 09: 59

‘차줌마’ 차승원의 요리가 tvN ‘삼시세끼-어촌편’의 화려한 메인 메뉴라면 ‘참바다씨’ 유해진의 소탈한 새콤달콤한 디저트다. 초반, 고기잡이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속 편하게 웃을 일이 별로 없었던 유해진은 최근 방송분부터 조금씩 여유를 되찾아감에 따라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프로그램을 빛내고 있다. 그의 유머는 워낙 깨알 같아 때로는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버릴 가능성도 있는 종류의 것. 그런 그의 유머 포인트를 콕콕 집어 시청자들을 큰 웃음으로 인도하는 것은 역시 나영석PD의 재치 있는 자막들이다. 나영석PD는 간혼 싱겁게 넘어갈 수 있는 유해진의 유머들을 맛있게 살리는 능력이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소하게 재미있는 유해진의 유머 시리즈들을 모아봤다.
1. 어부극장, 홍합총각 참바다씨
나영석PD의 센스가 통한 장면이다. 만재도 주민들과 함께 새벽 일찍 집을 나선 차승원, 유해진은 홍합을 채취하기 위해 다 함께 배를 타고 한 섬에 도착했다. 따뜻한 옷으로 차려입고 모자를 눌러 쓴 유해진의 모습은 영락없는 만재도 아낙이었고, 함께 홍합을 줍고 있는 두 여인과 구분이 되지 않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이 때 카메라를 바라본 유해진은 "아따 육지 사람인가부네 어디서 오셨어. 서울서?“라고 말하는 센스를 발휘했고, 나영석PD는 KBS 2TV ‘인간극장’의 배경음악과 비슷한 느낌의 자막을 사용해 이를 돋보이게 만들며 웃음을 줬다. 구수한 외모를 가진 유해진의 매력이 제대로 살았던 에피소드였다.

2. 헬기 유머
손호준을 폭소케 한 유머다. 만재도에서 게스트로의 1박2일이 끝나고도 손호준은 섬을 떠나지 못했다. 기상 상황으로 인해 배가 뜨지 못한 것. 이 때부터 차승원-유해진의 구박 아닌 구박이 시작되고 손호준은 게스트에서 ‘삼시세끼-어촌편’의 가장 막내 멤버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해 만재도에 남게 된 손호준은 유해진에게 “선배님이 헬기를 좀 띄워 보내달라”고 애교 섞인 부탁을 했다. 이에 유해진은 “(헬기는) 중고 샀어. 외제는 금방 가격이 떨어져. 한 2만 탄 걸로 샀어. 무사고고. 무사고라고 하는데 아닌 거 같아. 보닛이 약간 들어간 데가 있어”라고 이를 재치 있게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배가 뜨지 못한 후 한동안 어두워보였던 손호준은 이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크게 웃어 보는 이들에게도 그 즐거움을 전달했다.
3. 만재도 깔깔깔 시리즈
유해진 특유의 허풍 개그가 제대로 발휘됐다. 낚시는 만재도 생활에서 유해진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줬던 일과 중 하나. 안사람인 ‘차줌마’ 차승원이 끼니를 위해 크고 많은 물고기를 원하면 유해진은 줄곧 어두운 얼굴로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해 웃음을 줬다. 깔깔깔 시리즈는 통발 피시 뱅크(?)로 꽤 많은 수확을 거두고난 후 다소 여유를 찾은 유해진이 함께 있던 손호준에게 선보였던 허풍 개그였다. 낚시로 물고기를 잡는 게 쉽지 않았던 그는 “그게 몇 년 전이냐 벌써?”라고 말문을 연 후 “갑자기 (낚싯대가) 확 휘어지는 거야. 바로 뛰어가서 잡았지. 그랬더니 상어더라고. 그게 한 2미터 됐었지. 아 2미터가 뭐야. 나보다 훨씬 컸으니까”라고 연기파 배우답게 진지하게 상어 잡은 이야기를 해 손호준을 웃게 했다.
이어 그는 “한 번은 하도 미끼를 안 물어서 옥수수를 끼워놨지. 그런데 뭐가 묵직한 거야. 돌고래더라고. 그 때 이후로 내가 물고기를 못 잡고 있지”라고 또 한 번 허풍 개그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나영석PD로부터 ‘만재도 깔깔깔 시리즈’라는 이름을 부여받아 다시 한 번 재미를 줬다.
4. 감성돔의 노래
차승원과 유해진은 부부 같은 사이다. 함께 있으면 찰떡처럼 호흡이 잘 맞으면서도, 때로는 떨어져 있는 게 해방감을 주는 그런 사이 말이다. 유해진은 차승원이 잠깐 만재도를 떠난 사이 아들 손호준과 함께 해방감을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취침을 하기 전 손호준과 맥주 한 잔을 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던 그는 흥이 올라 유머를 쏟아냈다. “기타를 칠 줄 아느냐”는 손호준의 말에 “아니 시늉만 하는 거다. 산체한테 배웠다”며 앞발로 몸을 긁는 산체 흉내를 내 손호준을 폭소케 하는가하면 “차(승원)에겐 미안하지만 난 너무 좋다. 대학 후배와 어디 온 느낌이다”라며 차승원의 잔소리 없이 시간을 보내는 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물때를 확인한 후 ‘때가 너무 늦었다는데’라는 가사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자 “저기 때가 늦었다는 거에서 때는 나는 물때라고 들린다”며 “저건 감성돔이 부르는 노래다. 때가 너무 늦었다는 걸, 자길 낚기엔 때가 늦었다는 거지”라고 말해 또 다시 시청자들과 손호준을 웃음 독에 빠트렸다. 오전에 겪었던 감성돔 낚시의 고됨(?)을 노래가사로 표현한 것. 
유해진의 깨알 유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차줌마'의 요리만큼이나 기대되는 그의 유머가 어떻게 발전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삼시세끼-어촌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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