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KIA 복귀 뒷이야기...1년 정성에 "돌아갈게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3.06 07: 17

정성의 결과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 우완 윤석민(28)이 친정 KIA에 전격 복귀했다. 4년 총액 90억 원으로 FA 사상 최고액 대우이다. 미국 진출 1년만에 메이저리그 진출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KIA 팬들은 크게 환영 하고 있다. 윤석민의 복귀로 KIA는 5강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러나 윤석민의 복귀는 단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지난 1년간 구단의 정성이 빚어낸 것이다.
KIA는 작년 2월 윤석민이 볼티모어에 입단할 때부터 꾸준히 관리를 해왔다. 언제든 국내 복귀에 대비한 포석이었다. 국내 복귀시 에이스를 다른 팀으로 절대 이적시키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무엇보다 마운드 전력을 위해서는 필요한 존재이다. 아울러 에이스 윤석민을 다른 팀에 놓칠 경우 팬들의 비판도 감안해야 했다. 매일 윤석민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윤석민이 흔들린 것은 작년 시즌 막판이었다. 마이너리그 일정을 마친 9월 초 메이저리그의 40인 로스터에 합류되지 못하고 조기귀국 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그래서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마땅한 훈련시설도 없었고 혼자하는 훈련도 그다지 효율성이 없었다. 그때 KIA 구단이 휴가 마무리 캠프 합류를 권유했다.
휴가에서 정든 동료들과 훈련하면서 마음의 여유도 찾았다.  한 달간의 알찬 훈련을 마친 윤석민은 12월에는 괌으로 건너가 자율훈련까지 소화하며 몸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1월 하순께 도미를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벅 쇼월터 감독이 "메이저리그 캠프에 부르지 않겠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발언이 나왔다. 
실제로 윤석민은 2월 초청선수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 말은 윤석민에게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윤석민은 플로리다에서 철수해  캘리포니아 보라스 사단의 운동시설에서 훈련을 했다.  그러나 기약 없는 마이너캠프 생활을 계속 해야되는데다 빅리그 승격의 희망은 가물가물해졌다. 작년 마이너리그 성적으로는 트레이드 가능성도 낮았다.  제대로 기회 조차도 부여받지 못한 윤석민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국내 복귀 가능성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때 KIA가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구단의 내부방침은 윤석민이 만일 복귀를 결정한다면 어떠한 경우에도 무조건 재입단 시키는 것이다. 왜냐면 윤석민이 작년 미국으로 건너갈 당시부터 국내의 여러 구단에서 물밑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조건도 파격적이었다. 필연적으로 영입경쟁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삼성과 재계 투톱을 형성하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자존심도 걸려 있었다.
지난 달 구단 28일 허영택 단장과 오현표 운영실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설득 작업을 했다. 구단은 볼티모어에 신분조회를 했고 협상이 가능하다는 답을 얻었다. 결국 윤석민도 구단에 "돌아갈게요"라고 결정했고  볼티모어에 방출 요청을 했다. 이적료는 단 1 달러였다. 잔여연봉 450만 달러를 아낄 수 있는 볼티모어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볼티모어의 방출결정이 나자 입단 계약서에 사인했다. 윤석민은 다른 팀의 구애도 있었지만 신인시절부터 커온 친정팀으로 돌아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1년에 걸친 구단의 정성을 모른척 할 수 없었다. 또 하나는 김기태 감독과 야구를 하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이제는 윤석민이 다시 마음을 부여잡고 친정에서 제 2의 야구인생을 꽃피우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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